아크테릭스가 돌아왔다. BEAMS와 ARC’TERYX 협업 25주년

아크테릭스가 돌아왔다. BEAMS와 ARC’TERYX 협업 25주년

BEAMS와의 협업 25주년, 1998년형 THETA AR의 형태를 현재의 소재와 색으로 다시 만들었다.

주황색 아크테릭스 재킷 하나가 1998년의 디자인을 다시 불러왔다. BEAMS와 ARC’TERYX가 협업 25주년을 맞아 선보인 ‘KOYO(紅葉)’ 컬렉션의 중심에는 과거 THETA AR 재킷을 바탕으로 만든 새로운 모델이 있다.

하지만 오래된 제품을 그대로 다시 만든 복각은 아니다. 이번 THETA AR은 초기 모델의 형태와 일부 디테일을 가져오면서 소재는 현재의 사양으로 바꿨고, 여기에 BEAMS가 오랫동안 협업에서 활용해온 색의 감각을 더했다.

두 브랜드의 관계가 시작된 것은 2001년이다. BEAMS가 아크테릭스 제품을 다루기 시작한 뒤 협업은 단순한 로고 교체보다 컬러와 세부 사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BEAMS가 공개한 제작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초기 협업에서는 아크테릭스 로고 자수의 색을 바꾸는 것부터 제안했다.

왜 다시 THETA AR이었을까

이번 25주년 제품을 위해 BEAMS가 다시 살펴본 것은 1998년형 THETA AR이었다. 현재 판매되는 아크테릭스 재킷에 과거의 이름만 붙이는 대신, 당시 제품이 갖고 있던 형태와 디테일 가운데 다시 사용할 요소를 직접 골랐다.

특히 구형 모델의 지퍼 탭과 앞여밈 같은 부분이 이번 제품에 다시 등장한다. 과거 제품을 알고 있다면 현재 모델 옆에 놓고 어떤 요소가 남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생기는 부분이다.

반대로 소재까지 1998년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오래된 THETA AR의 디자인 언어를 가져오되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소재와 제작 방식으로 다시 구성했다. 그래서 이번 제품은 과거 모델의 재현이라기보다, 1998년의 THETA AR을 2026년에 다시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주는 쪽에 가깝다.

색 역시 이번 협업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컬렉션 이름 ‘KOYO(紅葉)’는 단풍을 뜻하며, THETA AR에는 강한 주황색이 사용됐다. 과거 아크테릭스의 기능적인 아웃도어 디자인 위에 BEAMS가 협업 초기부터 이어온 컬러 접근법을 겹쳤다.

2001년에 시작된 두 브랜드의 협업은 그렇게 25년 뒤 다시 초창기의 제품과 디테일을 바라보게 됐다. 1998년의 THETA AR을 그대로 복제하는 대신 어떤 부분은 남기고, 어떤 부분은 현재에 맞게 바꿨다는 점이 이번 재킷의 핵심이다.

BEAMS × ARC’TERYX 25주년 ‘KOYO’ 컬렉션은 9월 25일 출시됐다.

25주년이라는 숫자에 BEAMS 50주년이 겹친 이유

이번 기념 컬렉션은 두 가지 시간이 만나는 프로젝트다. 일본 편집숍 BEAMS는 1976년 하라주쿠에서 시작해 2026년에 창업 50주년을 맞았고,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ARC’TERYX와의 협업은 2001년을 출발점으로 25년이 됐다. 단순히 오랜 파트너라는 사실만 강조하는 대신 두 회사는 그동안의 제품과 색채 실험을 실제 아카이브로 돌아보는 방식으로 기념했다.

두 브랜드가 가진 강점도 다르다. ARC’TERYX는 바람과 비, 거친 지형을 고려한 의류·장비의 기능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BEAMS는 그런 제품을 일상복으로 해석하는 도쿄의 패션 문화를 구축했다. 협업이 특별한 이유는 기능을 포기하고 멋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아웃도어 장비에서 반드시 남겨야 할 구조는 유지하면서 컬러와 스타일링에 새로운 맥락을 부여하려 했다는 데 있다.

KOYO는 재킷 한 벌이 아니라 여섯 가지 제품이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KOYO 컬렉션은 총 여섯 제품으로 구성된다. 중심인 THETA AR JACKET 외에도 소프트셸 형태의 GAMMA JACKET, JOGEN PANTS, 긴소매 KRAGG COTTON LS SHIRT, KONSEAL 15 BACKPACK, GAMMA 5 PANEL CAP이 포함된다. 모두 같은 색을 칠한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각기 다른 사용 상황에 맞춘 의류와 장비다.

예를 들어 THETA AR은 방수와 투습이 중요한 겉옷이고, GAMMA는 움직임과 통기성 등을 고려하는 소프트셸 재킷이다. JOGEN PANTS는 몸의 움직임과 수납을 고려한 카고 형태이며, KONSEAL 15는 작은 짐을 담는 백팩이다. 이처럼 기능이 서로 다른 물건에 오렌지와 24K 계열 색을 반복하면, 한 제품만 보았을 때보다 협업의 시각적인 언어가 컬렉션 전체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1998년 재킷의 형태와 2026년 소재는 어떻게 다를까

THETA AR JACKET은 1998년 오리지널 디자인을 참고해 앞여밈과 지퍼 커버, 오래된 형태의 지퍼 손잡이 같은 요소를 다시 가져왔다. 그러나 방수·투습 소재에는 현재의 GORE-TEX PRO ePE를 사용했다. 따라서 빈티지 제품의 실루엣과 현대 기술의 결합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1998년 제품과 동일한 재료나 제조 방식으로 다시 만들었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일본 공식 가격은 세금 포함 18만7천 엔으로 소개됐다. 같은 컬렉션의 GAMMA JACKET은 5만2,800엔, JOGEN PANTS는 4만9,500엔, KRAGG 긴소매 티셔츠는 1만7,600엔, 백팩은 1만9,800엔, 캡은 1만3,200엔이다. 서로 기능과 가격대가 다른 만큼 단순히 한정판이라는 이유로 선택하기보다 실제 필요한 용도와 착용 환경, 치수를 먼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추억의 제품을 전시한 NOW / THEN 프로젝트

제품 판매와 함께 두 브랜드는 ‘NOW / THEN’이라는 이름의 아카이브 전시를 열었다. 뉴욕에서는 9월 22~24일, 도쿄 BEAMS 하라주쿠에서는 9월 25~27일에 진행됐다. 25년 동안 서로 어떤 디테일을 조정했고 어떤 기념 제품을 선보였는지 비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다만 이 전시는 10월 10일 현재 이미 종료된 행사이며, 일반적인 상설 매장 전시처럼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판매 일정도 9월 25일 시작으로 안내됐고 일본 매장 입장에는 사전 추첨 조건이 있었다. 지금 같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는 초기 발매 공지만으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매장이나 공식 판매 채널의 현행 재고 안내를 살펴야 한다. 협업의 장기적인 의미는 재판매 가격이나 초기 품절 여부보다, 아웃도어 기능과 도시 패션 사이의 관계를 두 브랜드가 25년 동안 실제 제품의 세부 설계로 다듬어 왔다는 점에 있다.

출처 및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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