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에서나 보던 이 머리, 요즘 중국 10대가 진짜 하고 있다
캐릭터 머리 위에 한 가닥 삐죽 솟아 있던 ‘아호게’. 중국에서는 이를 실제 머리로 만들어 다니는 젊은 층이 등장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캐릭터 머리 위에 혼자 삐죽 솟아 있는 머리카락이 있다.

일본에서는 흔히 ‘아호게(アホ毛)’, 중국에서는 ‘다이마오(呆毛)’라고 부르는 표현이다. 원래는 캐릭터의 귀여움이나 엉뚱한 성격을 강조하던 2차원 문법에 가까웠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는 이 머리를 실제로 만드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문화 매체 RADII는 9월 28일 샤오홍슈와 더우인 등에서 젊은 이용자들이 머리 위 한 가닥이나 작은 묶음을 세워 올리는 ‘다이마오’ 스타일과 튜토리얼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 역시 최근 특히 ‘10后’, 즉 2010년 이후 태어난 학생들 사이에서 이 스타일이 눈에 띄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냥 삐친 머리가 아니다
겉으로 보면 아침에 눌린 머리 한 가닥을 정리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유행하는 방식은 의도적이다.

헤어젤이나 스프레이로 한 가닥을 세우기도 하고, 아예 정수리 부근의 머리카락 일부를 짧게 잘라 자연스럽게 위로 뜨게 만드는 방식도 공유되고 있다. 일부 중국 보도에서는 약 2~3cm 길이로 짧게 자른 머리카락이 위로 퍼지도록 만드는 사례도 소개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흔들리거나 움직이는 과장된 표현이었던 것이 현실에서는 하나의 헤어 디테일이 된 셈이다.
2차원 캐릭터의 문법이 현실로
중국에서는 애니메이션·만화·게임 문화를 가리키는 ‘얼츠위안(二次元)’ 문화가 패션과 뷰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호게 역시 코스프레 행사에서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장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평범한 옷차림에 머리 한 가닥만 세워 일상적으로 연출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아주 작은 변화라는 점이다.
머리 전체를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염색하거나 자르는 대신, 단 한 가닥만으로 ‘2차원’의 이미지를 가져온다.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애니메이션 문화를 알아보게 하는 신호가 되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단순히 조금 이상하고 귀여운 머리처럼 보인다.
화면 속 캐릭터를 현실에서 그대로 따라 입는 것을 넘어, 캐릭터를 만드는 시각적 문법 자체가 현실의 스타일로 옮겨오고 있는 것이다.
아호게는 원래 왜 ‘캐릭터의 머리카락’이었을까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아호게는 머리 꼭대기에서 뻗어나온 한 가닥 또는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가리킨다. 모든 캐릭터가 같은 이유로 아호게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실수나 정돈되지 않은 머리라기보다 인물의 귀여움과 성격을 짧은 선으로 표현하는 시각적 장치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멀리서 얼굴이 작게 보이는 그림에서도 유난히 솟은 머리카락은 캐릭터를 알아보게 만든다.
중국어 ‘다이마오’도 이러한 시각적 표현과 연결된다. 실제 중국의 젊은 이용자들이 선보이는 머리는 원작 캐릭터와 길이와 각도가 꼭 같을 필요는 없다. 머리 위에서 일부러 튀어나온 부분을 만들었다는 공통점만으로도 보는 사람은 애니메이션에서 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패션에서 만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인물을 똑같이 분장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눈에 띄는 요소 하나를 골라 일상에 옮겨오는 방식도 포함한다.
일상 스타일과 코스프레를 나누는 기준
코스프레에서는 특정 캐릭터의 옷과 헤어스타일, 소품을 가능한 한 가깝게 재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반면 다이마오 유행은 일반적인 교복이나 평상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머리카락 한 부분만 만화처럼 꾸미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누구를 따라 했는지 정확한 캐릭터 이름을 몰라도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캐릭터의 구체적인 정체성보다 시각적인 문법이 독립해 유행하게 된 것이다.
이런 작은 변화는 염색이나 전체 펌처럼 외형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머리 한 가닥을 세우는 것만으로 평범한 스타일에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생긴다. SNS 사진에서는 정수리의 작은 부분이 프레임 안에서 크게 부각되므로 실제 길이가 짧아도 더 눈에 띄게 된다. 다만 사진 속 사례가 많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의 모든 학교나 청소년이 이 머리를 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SNS에서 여러 방식으로 연출되는 이유
현지 보도와 영상에는 정수리 근처의 짧은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 모양을 만든 사례가 등장한다. 이미 긴 머리 사이에서 튀어나온 가닥을 스타일링 제품으로 고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아주 작은 부분을 잘라 뿌리부터 자연스럽게 솟게 만드는 방식을 공유했다. 같은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실제로는 자르지 않는 일시적 연출과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 형태를 유지하는 방식이 함께 존재한다.
특히 2~3cm 정도 남긴다는 내용은 일부 보도에 등장한 사례 설명이지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표준 길이나 미용 기준은 아니다. 모발의 굵기와 방향, 기존의 헤어스타일에 따라 같은 길이로 잘라도 결과가 달라진다. SNS에서 본 장면을 따라 해 보고 싶다면 먼저 자르지 않고 연출하는 방법부터 시도해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을 자른 뒤에는 바로 원래 길이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온라인에서 더 크게 보이는 유행일까
중국의 샤오홍슈와 더우인처럼 짧은 영상과 이미지가 공유되는 플랫폼은 작은 스타일 차이를 빠르게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긴 설명이 없어도 정면과 측면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한 이용자의 시도가 다른 사람의 따라 하기 영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유행을 더 눈에 띄게 만든다. 다이마오처럼 아주 적은 부분만 바꾸는 스타일은 사진 한 장으로 전달하기 쉬운 소재다.
다만 온라인에서 관심을 받는다는 사실과 오프라인에서 광범위하게 정착했다는 사실은 다르다. 정확한 이용자 수나 지역별 확산률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가 없는 이상,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일부 중국 청소년과 온라인 창작자들 사이에서 스타일이 화제를 모았다는 점이다. 뉴스에서는 이 차이를 구분해야 유행의 규모를 부풀리지 않는다.
작은 머리 한 가닥이 보여주는 문화의 변화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특징이 실제 패션 요소가 되는 일은 헤어스타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게임이나 만화에서 출발한 색 조합과 액세서리, 메이크업의 형태도 현실에서 새롭게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상의 인물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더라도 특정한 느낌을 전달하는 부분만 골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마오는 그 선택을 머리카락 한 가닥 수준까지 줄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세대 간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만화 속 표현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익숙하고 장난스러운 스타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일부러 머리를 망가뜨린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따라 한다는 사실보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한 머리카락을 전혀 다른 언어로 해석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SNS에서 새로 등장하는 스타일을 볼 때는 그 모양뿐 아니라 어떤 시각문화에서 의미를 가져왔는지 살펴보면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료·출처
- RADII — According to China’s Gen Z, Your Next Haircut Should be ‘Dopey Hair’
- 중국 매체 보도 — ‘10后’ 사이의 다이마오 헤어 유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