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Claude 사용 중단 확인…Anthropic은 왜 ‘공급망 위험’이 됐나

미국 국방부가 Anthropic의 AI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월 5일 BBC에 Anthropic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며, 여기에는 생성형 AI 서비스 Claude도 포함된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미 국방부와 Anthropic의 갈등이 실제 시스템에서 Claude를 빼는 단계까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Anthropic이 ‘공급망 위험’으로 지목된 이유는 일반적인 보안 사고나 외국 기업 문제와는 다르다. 갈등의 중심에는 AI가 군사 시스템에서 어디까지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정부와 AI 기업 중 누가 정할 것인지라는 문제가 있었다.
갈등은 ‘모든 합법적 용도에 AI를 쓸 수 있는가’에서 시작됐다
Anthropic과 미 국방부가 부딪힌 핵심은 두 가지였다.
Anthropic은 Claude를 국가안보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대규모 미국인 국내 감시와 인간의 판단 없이 표적을 선택·공격하는 완전자율무기에는 모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 2월 현재의 최첨단 AI가 완전자율무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충분히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규모 감시에 대해서도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예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Anthropic
반면 미 국방부는 군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용도에 민간 AI 기업이 자체적인 제한을 두는 구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그런데 왜 ‘AI 안전장치’가 공급망 위험이 됐을까
일반적으로 ‘공급망 위험’이라는 말을 들으면 해킹, 악성코드, 외국 정부의 개입 같은 문제를 떠올리기 쉽다.
이번 사건은 조금 다르다.
미 국방부가 문제 삼은 것은 Anthropic이 Claude의 작동 방식을 기술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올해 공개된 법원 기록에서 국방부 측은 Anthropic이 모델의 행동을 변경하거나 기능을 제한할 수 있고, 전쟁이나 군사작전 도중 이러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작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Claude 자체가 해킹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외부 업체가 통제하는 AI를 핵심 군사 시스템에 깊게 연결했을 때 필요한 기능이 특정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공급망 위험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된 것이다.
이 문제는 결국 법정까지 갔다.
8월에는 Anthropic이 이겼는데, 9월에는 국방부가 이겼다
여기서 사건이 조금 복잡해진다.
8월 27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은 국방부가 Anthropic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광범위한 거래 제한을 가한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당시 적용된 10 U.S.C. §3252에 따른 조치가 법률의 취지에 맞지 않고 자의적이었다고 봤다. 정부가 Anthropic의 정책적 입장에 보복했다는 판단도 포함됐다.
그렇다고 법원이 미 국방부에 Claude를 계속 사용하라고 명령한 것은 아니다.
판결문은 국방부가 원하는 AI 업체를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관련 법률을 지키는 범위에서 다른 AI 업체로 전환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고 명확히 했다.
그리고 9월 25일에는 또 다른 법적 판단이 나왔다.

별도의 연방 항소심에서는 ‘공급망 위험’ 판단이 인정됐다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은 별도의 공급망 배제 조치에 대해 2대1로 국방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에는 앞선 캘리포니아 사건과 다른 법률인 Federal Acquisition Supply Chain Security Act, 41 U.S.C. §4713이 적용됐다.
항소법원 다수 의견은 Anthropic이 Claude에 기술적 제한을 설정하고, 그 제한 때문에 정부가 요청한 일부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해당 법률이 규정한 공급망 위험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두 판결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반대처럼 보이지만 서로 다른 법률에 따른 별도의 정부 조치를 심사한 결과다.
현재 미 국방부가 Claude를 시스템에서 제거한 배경을 이해하려면 이 차이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금 일반 Claude 사용자도 영향을 받나
이번 조치가 일반 사용자의 Claude 이용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Anthropic은 공급망 위험 논란 초기부터 개인 사용자나 일반 기업 고객의 Claude, API 등 상업적 이용에는 해당 국방 조치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해왔다. Anthropic
9월 D.C. 연방항소법원의 판단 역시 핵심은 미 국방부의 조달과 국방 업무에서 Claude를 제외할 수 있는지였다. 다른 일반 소비자 서비스 전체를 금지하는 결정은 아니다.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이유
이 사건은 어떤 AI가 더 뛰어난가를 가리는 경쟁과는 거리가 있다.
AI가 정부와 군의 핵심 시스템 안으로 들어갈수록 AI 모델의 최종 통제권을 누가 갖느냐는 문제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Anthropic은 특정 용도에는 기술적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미 국방부는 임무 수행 과정에서 민간 회사가 모델의 작동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적어도 현재 미국 국방 시스템에서는 후자의 판단이 실제 Claude 사용 중단으로 이어졌다.
Claude는 여전히 일반 이용자와 기업이 사용할 수 있다. 달라진 것은 AI 서비스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시스템 가운데 하나인 군사 영역에서 그 AI를 누가, 어떤 조건으로 통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Anthropic — Dario Amodei의 미 국방부 협상 관련 공식 입장
Anthropic 공식 입장 바로가기
Anthropic — 공급망 위험 지정 관련 공식 입장
Anthropic 공식 발표 바로가기
Anthropic — 공급망 위험 지정 이후 후속 입장
Anthropic 후속 발표 바로가기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 — Anthropic PBC v. U.S. Department of War 판결문
8월 27일 판결문 바로가기
미 D.C. 연방항소법원 — Anthropic PBC v. United States Department of War
9월 25일 공식 판결문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