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라보 ‘Concrete Home Diffuser’ 출시…상탈 26 향이 강해질수록 전구도 밝아진다

르 라보가 향을 코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도 보이게’ 만들었다. SANTAL 26를 더 강하게 확산할수록 옆에 놓인 에디슨 전구도 함께 밝아지는 디퓨저다.

콘크리트 베이스와 에디슨 전구 유리 벌브로 구성된 르 라보 SANTAL 26 홈 디퓨저

Le Labo가 한정판 Concrete Home Diffuser를 공개했다. 기존 목재형 홈 디퓨저의 구조를 콘크리트 베이스로 다시 설계하고, SANTAL 26 향을 미세하게 분사하는 네뷸라이저 옆에 빈티지 스타일의 에디슨 전구를 배치했다. 전구는 발향 출력과 동기화돼 향을 강하게 퍼뜨릴수록 밝아지고, 출력이 낮아지면 함께 어두워진다. 10월 5일 일부 시장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더 넓은 글로벌 판매는 12월 1일부터 예정돼 있다.

향을 감지하는 조명이 아니라, 향과 빛을 같은 출력으로 움직인다

이 제품을 처음 보면 방 안의 향 농도를 전구가 감지해 밝기를 바꾸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공개된 설명은 조금 다르다.

Concrete Home Diffuser 안의 네뷸라이저가 SANTAL 26 오일을 분사할 때 향의 확산 강도와 에디슨 전구 밝기가 서로 동기화되는 구조다. 발향 출력이 올라가면 빛이 밝아지고, 내려가면 전구도 어두워진다.

즉 공기 중 향의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라기보다, 사용자가 보이지 않는 ‘향의 출력’을 눈으로도 인식할 수 있게 만든 인터페이스에 가깝다.

향수나 디퓨저에서 보통 보이지 않는 정보였던 ‘지금 얼마나 강하게 향을 내보내고 있는가’를 조명으로 번역한 것이다.

네뷸라이저는 향 오일을 가열하지 않는다

향을 퍼뜨리는 방식도 일반적인 리드 디퓨저나 캔들과 다르다.

Le Labo의 홈 디퓨저는 네뷸라이저 방식을 사용한다. 향 오일을 매우 미세한 미스트로 분해해 공기 중으로 확산시키며, 이 과정에서 오일을 가열하거나 물 등에 희석할 필요가 없도록 설계됐다.

르 라보 역시 기존 SANTAL 26 Home Diffuser 공식 설명에서 내장 네뷸라이저가 프래그런스 오일을 미세하고 확산성 높은 안개로 만들어 향의 특성을 유지한다고 설명해왔다. Le Labo Fragrances

또한 SANTAL 26 전용 Diffuser Oil은 일반 홈 프래그런스와 같은 제품이 아니다.

르 라보는 공식 제품 페이지에서 디퓨저 오일의 질감과 농도가 네뷸라이저용으로 별도로 개발됐으며 SANTAL 26 Home Diffuser에는 해당 전용 오일만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Le Labo Fragrances

콘크리트 베이스와 에디슨 전구 유리 벌브로 구성된 르 라보 SANTAL 26 홈 디퓨저

왜 굳이 콘크리트로 만들었을까

기능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베이스다.

새 제품의 본체는 미국에서 콘크리트를 직접 주조하고, 연마한 뒤 표면을 밀봉해 제작한다. 콘크리트 특성상 색상 차이와 작은 기포가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에 각 제품의 표면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르 라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소재에 고유한 파티나가 형성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이 선택은 르 라보에게 낯설지 않다.

브랜드는 이미 SANTAL 26을 비롯한 여러 홈 캔들에서 콘크리트 용기를 사용해왔다. 공식 사이트 역시 콘크리트 캔들의 용기가 미국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다고 설명한다. Le Labo Fragrances

따라서 이번 제품은 새로운 소재를 갑자기 가져왔다기보다, 기존 르 라보 홈 컬렉션의 콘크리트 언어를 디퓨저까지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홈 디퓨저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뉴욕의 오래된 물탱크 목재였다

여기서 이전 제품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선명하다.

기존 SANTAL 26 Small Home Diffuser는 뉴욕 스카이라인 위에 설치됐던 오래된 레드우드 물탱크 목재를 회수해 본체를 제작했다.

르 라보는 공식 설명에서 수십 년간 햇빛·비·눈·바람을 견딘 목재를 재사용했기 때문에 못과 금속 밴드가 남긴 흔적과 깊은 파티나가 제품마다 다르다고 설명한다. 제품은 브루클린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됐다. Le Labo Fragrances

즉 이전 세대도 단순한 가전제품처럼 만들지 않았다.

낡은 목재 자체의 시간과 흔적을 제품 디자인에 끌어들였다.

새 Concrete Home Diffuser는 이 철학을 버리지 않으면서 소재만 바꾼다. 오래된 목재의 사용 흔적 대신 콘크리트의 기포와 색 차이, 시간이 지나며 만들어질 표면 변화를 선택했다.

‘조명 기능을 넣었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전구가 발향의 일부가 됐다는 점이다

디퓨저에 조명을 추가하는 것 자체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하지만 Concrete Home Diffuser에서는 전구를 독립적인 무드등 기능으로 분리하지 않았다.

에디슨 전구의 밝기가 네뷸라이저 출력과 함께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향과 빛을 동시에 켜 놓는 것이 아니라, 향의 작동 상태를 빛의 세기로 번역한다.

그래서 전구는 장식인 동시에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향은 원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제품에서는 조명의 변화만 봐도 지금 기기가 어느 정도 강도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콘크리트, 투명한 유리 벌브, 노출된 필라멘트가 함께 보이는 이유도 이 기능을 숨기기보다 오브제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박스 안에 콘크리트 본체·오일·벌브·케이블이 배치된 구성품 이미지

세트에는 디퓨저 말고 무엇이 들어 있나

공개된 전체 세트에는 콘크리트 디퓨저 베이스, SANTAL 26 Diffuser Oil, 디퓨저 벌브, 조명 전구, 왁스 처리된 캔버스 토트백이 포함된다.

향 오일과 조명 전구는 교체용으로 별도 구매도 가능하다.

여기서 ‘diffuser bulb’와 ‘light bulb’는 다른 부품이다.

하나는 향 오일을 네뷸라이징하는 유리 벌브이고, 다른 하나가 실제 빛을 내는 에디슨 스타일의 조명 전구다.

르 라보는 기존 디퓨저에서도 SANTAL 26 전용 diffuser bulb를 별도의 교체 부품으로 판매해왔다. Le Labo Fragrances

향은 왜 SANTAL 33이 아니라 SANTAL 26일까

르 라보 하면 향수 SANTAL 33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브랜드의 홈 프래그런스 라인에서는 SANTAL 26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르 라보는 SANTAL 26을 부드러우면서 스모키하고 가죽 같은 성격을 지닌 공간용 향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캔들과 홈 프래그런스, 디퓨저 등 다양한 홈 제품에 사용해왔다. Le Labo Fragrances

기존 목재형 Home Diffuser 역시 SANTAL 26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Concrete Home Diffuser에서 갑자기 새로운 향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기존 디퓨저 제품의 핵심 향과 작동 시스템은 유지하고 외형과 빛의 경험을 크게 바꾼 셈이다.

10월 5일 출시지만 전 세계 동시 판매는 아니다

출시 일정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Concrete Home Diffuser는 10월 5일부터 일부 시장에서 먼저 판매되며, 2026년 12월 1일부터 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가 확대될 예정이다.

따라서 10월 5일을 전 세계 정식 동시 출시일로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공개 자료에서는 한국이 10월 5일 선출시 시장에 포함되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르 라보 공식 제품 페이지를 통해 Concrete Home Diffuser의 한국 판매 가격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격을 임의로 환산하거나 기재하지 않았다.

국내 판매가 시작된다면 실제 르 라보 한국 공식 채널과 매장에서 가격·전압·플러그 규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기존 르 라보 홈 디퓨저도 지역에 따라 지원 플러그가 별도로 안내돼 있다. Le Labo Fragrances

르 라보가 향수를 ‘제품’보다 ‘물건’처럼 만드는 방식

이번 제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디퓨저 기능 하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콘크리트 베이스만 보면 작은 건축 오브제에 가깝고, 에디슨 전구를 켜면 조명이 된다. 유리 벌브 안에서는 SANTAL 26이 미스트로 분사된다.

세 가지 기능이 겹치면서 제품의 정체도 모호해진다.

향을 뿌리는 기기인지, 작은 램프인지, 책상 위 오브제인지 명확하게 하나로 나누기 어렵다.

오히려 그 경계를 흐리는 것이 디자인의 핵심이다. Hypebeast 역시 콘크리트·유리·필라멘트 조명의 조합이 제품을 프래그런스 기기와 조명 오브제, 컬렉터블 홈 액세서리 사이에 놓는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목재 디퓨저에서는 향을 내보내는 기계를 오래된 소재 안에 숨겼다면, 이번에는 작동하는 모습을 아예 디자인의 일부로 꺼냈다.

재활용 레드우드 목재로 만든 기존 르 라보 SANTAL 26 홈 디퓨저

‘향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처음으로 눈에 보인다

디퓨저는 작동해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물건이다.

코로 향을 느끼기 전까지는 지금 얼마나 강하게 발향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

Concrete Home Diffuser는 그 보이지 않는 정보를 전구에 넘겼다.

빛이 밝아지면 향도 강해지고, 빛이 낮아지면 발향도 줄어든다.

결국 르 라보가 새로 만든 것은 단순히 ‘빛나는 디퓨저’가 아니다.

향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각을 콘크리트·유리·빛이라는 눈에 보이는 물성으로 바꿔 놓은 홈 오브제에 더 가깝다.

출처 및 참고자료

Le Labo — SANTAL 26 Home Diffuser Oil

Le Labo — 기존 SANTAL 26 Small Home Diffuser

Le Labo — SANTAL 26 Diffuser Bulb

Le Labo — SANTAL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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