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5차 발사 성공…이번엔 왜 위성 15기를 한 번에 실었나

누리호는 이미 성공했는데, 5차 발사가 또 중요한 이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0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도달해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5기를 모두 정상적으로 분리했다.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9기도 분리됐다.

다만 이번 발사를 “위성 15기 모두 궤도 투입 성공”이라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누리호에는 역대 최대인 15기가 탑재됐지만 큐브위성 한 기가 사출되지 않아 실제 분리에 성공한 위성은 14기다.

그런데도 우주항공청이 누리호 5차 발사를 ‘성공’으로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이번 발사의 핵심 임무가 단순히 많은 위성을 싣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주탑재위성 5기를 원하는 궤도에 차례대로 배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누리호에는 왜 위성이 15기나 실렸나

5차 누리호에는 두 종류의 위성이 탑재됐다.

주인공은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2~6호 5기다.

여기에 대학·기업·연구기관 등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가 부탑재위성으로 함께 실렸다.

발사 당시 기준 총 15기로, 누리호가 지금까지 한 번에 실은 위성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이전 4차 발사는 주탑재위성 1기와 큐브위성 12기, 총 13기를 탑재했다.

하지만 숫자 15 자체보다 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과거 누리호에서는 핵심이 되는 주탑재위성이 기본적으로 한 기였다.

이번에는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주탑재위성 5기 자체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국내 최초의 군집위성 발사 임무라고 설명한다.

‘군집위성’은 큰 위성 하나와 뭐가 다를까

네온샛은 한 기당 무게가 100kg 미만인 초소형 지구관측위성이다.

각 위성에는 흑백 1m급, 컬러 4m급 해상도로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전자광학카메라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런 위성을 왜 여러 대 운영할까.

위성 한 대가 지구를 돌다 특정 지역을 촬영한 뒤 다시 같은 지역 위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반면 여러 대를 서로 다른 위치에 배치하면 한 위성이 지나간 뒤 다른 위성이 다시 같은 지역을 볼 수 있다.

즉 위성 한 대의 카메라 성능을 무작정 키우는 대신 여러 위성이 번갈아 관측하도록 해 촬영 빈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네온샛 5기는 아직 ‘완성된 군집’이 아니다

이번에 올라간 5기만으로 전체 계획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사업의 목표는 양산형 초소형위성 10기를 두 개의 궤도면에 나눠 운영하는 것이다.

이번 5차 발사에서 2~6호 5기를 올렸고,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에서 7~11호 5기를 추가로 올릴 예정이다.

계획대로 10기의 양산위성 군집이 완성되면 한반도 지역을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재난·재해 등 긴급상황에서는 동일 지점을 24시간 이내 다시 촬영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산불이나 홍수처럼 짧은 시간에 상황이 바뀌는 재난에서는 ‘얼마나 선명하게 찍느냐’만큼 얼마나 빨리 다시 볼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의 어려움은 ‘5기를 안전하게 떼어내는 것’

위성을 여러 대 싣는 것만으로 군집위성 발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섯 기를 우주에 내보내는 과정에서 서로 너무 가까워지거나 충돌해서도 안 된다.

누리호는 이를 위해 네온샛 5기를 한꺼번에 떨어뜨리지 않고 35~40초 간격으로 한 기씩 순차 분리하도록 설계했다.

각 위성을 다른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 상단부의 자세도 바꿨다.

또 이번 발사에는 위성 분리 순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저충격 위성분리장치가 새로 적용됐다.

즉 5차 발사의 새로운 과제는 “로켓이 목표 고도까지 날아갈 수 있는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여러 주탑재위성을 원하는 방향과 간격으로 정확히 배달할 수 있는가였다.

실제로 5기는 모두 정상 분리됐다

누리호는 12시 25분 이륙한 뒤 계획된 1·2·3단 비행과 페어링 분리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우주항공청 발표에 따르면 누리호는 약 575km 고도에 도달했고, 이후 네온샛 2~6호를 차례대로 분리했다.

실제 주탑재위성 분리 고도는 약 576km 수준으로, 이번 임무의 성공 기준인 570km ±15km 범위 안에 들어왔다.

발사체가 위성을 떨어뜨렸다는 것만 확인해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분리된 위성이 우주에서 실제로 살아 있는지는 지상국과 교신해야 알 수 있다.

저녁에는 네온샛 5기 모두 첫 교신까지 성공했다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온 것은 네온샛 6호였다.

6호는 오후 1시 8분 남극 세종기지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후 4호, 3호, 2호가 차례로 지상국과 접촉했고 마지막으로 5호가 오후 5시 52분 남극 세종기지와 교신했다.

이에 따라 10월 7일 오후 5시 52분 기준 네온샛 2~6호 5기 모두 첫 교신을 완료했다. 각 위성의 신호와 기본 상태도 확인됐다.

발사 성공뿐 아니라 이번 임무의 핵심이었던 군집위성 5기가 실제 우주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첫 단계까지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왜 위성은 15기인데 성공한 것은 14기일까

여기서는 발사 직후 보도와 최종 발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발사 전 계획상 누리호에는 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10기, 총 15기가 실렸다.

그러나 오후 2시 공식 결과 브리핑에서는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9기만 정상 분리됐고 1기는 사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사출된 위성은 쿼터니언이 개발한 **퍼샛-02(PERSAT-02)**다. 누리호에서는 정상적으로 분리 신호를 보냈지만 큐브위성을 담고 있던 사출관의 덮개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원인은 추가 분석 대상이다.

그래서 표현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15기 탑재
→ 14기 실제 분리 성공
→ 그중 핵심 주탑재 군집위성 5기는 모두 정상 분리

다.

큐브위성 한 기가 나오지 못했는데도 왜 ‘발사 성공’인가

누리호의 이번 임무 성공 기준은 주탑재위성인 네온샛 5기를 목표 궤도에 정확하게 투입하는 것이었다.

누리호는 해당 임무를 정상 수행했고, 1·2·3단 엔진과 페어링 분리 등 발사체 자체 비행 절차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퍼샛-02의 경우 누리호가 분리 신호를 정상적으로 전달했지만 위성을 보관한 사출관이 열리지 않은 사례로 파악됐다.

따라서 정부는 큐브위성 1기의 미사출과 누리호 발사체의 핵심 임무 성공을 구분해 판단했다.

이는 “15기 모두 성공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반대로 “큐브위성 한 기 때문에 누리호 발사가 실패했다”는 설명 역시 현재 공식 판단과 다르다.

1차부터 5차까지, 누리호의 임무가 어떻게 바뀌었나

누리호 5차가 중요한 이유를 보려면 앞선 발사를 함께 보면 더 쉽다.

1차 — 로켓 자체가 끝까지 제대로 비행할 수 있는가

2021년 1차에서는 위성모사체를 실었다.

목표 고도 약 700km에는 도달했지만 3단 엔진이 계획보다 일찍 종료되면서 목표 속도를 확보하지 못해 궤도 투입에는 실패했다.

2차 — 실제 위성을 목표 궤도에 넣을 수 있는가

2022년에는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싣고 발사했다.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했고 지상국과 교신까지 성공하면서 누리호의 위성 궤도 투입 능력을 처음 완전하게 확인했다.

3차 — 실제 임무를 가진 여러 위성을 운반할 수 있는가

2023년에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 등 실용위성 중심의 임무로 바뀌었다.

이는 누리호가 단순 시험발사체에서 실제 위성을 운송하는 발사체로 이동하는 단계였다.

4차 — 더 많은 위성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가

2025년 4차에서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 총 13기를 싣고 목표 궤도 약 600km에 모두 분리했다.

그리고 5차에서는 난도가 다시 바뀌었다.

이번에는 주탑재위성 자체가 한 기가 아니라 5기다.

누리호는 다섯 기를 같은 장소에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자세를 바꿔가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순차 투입해야 했다.

그 차이가 이번 발사의 핵심이다.

그래서 ‘15기’보다 ‘5기’가 더 중요한 숫자다

검색 결과에서는 ‘역대 최대 15기’라는 숫자가 가장 먼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이번 발사를 설명하는 더 중요한 숫자는 5다.

15기는 누리호에 실린 전체 탑재위성의 수다.

반면 5기는 하나의 핵심 임무를 위해 정밀하게 배치해야 했던 복수의 주탑재위성 수다.

4차에서도 이미 13기의 위성을 실었기 때문에 “많은 위성을 싣는 것”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5차가 달랐던 것은 같은 군집을 구성할 위성 다섯 기를 각각 원하는 방향으로 내보내야 했다는 점이다.

즉 누리호가 이제 단순한 ‘우주행 화물차’에서 여러 화물을 서로 다른 위치에 내려놓는 운송수단으로 임무를 넓히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큐브위성 10기는 왜 같이 실었을까

누리호의 남는 탑재 공간은 국내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실제 우주환경에서 기술을 시험할 기회로 활용된다.

이번 큐브위성들은 국산 우주부품 성능 검증, 저궤도 우주환경 조사, 해양쓰레기 흐름 관측, 미세먼지 분석 등 서로 다른 임무를 갖고 있다.

작은 연구팀이나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로켓 한 대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형 발사 임무의 부탑재 공간을 활용하면 훨씬 작은 위성도 실제 우주에서 장비와 기술을 시험할 수 있다.

누리호 반복 발사가 발사체 자체뿐 아니라 국내 위성산업에도 중요한 이유다.

5차 발사는 민간 전환 과정에서도 한 단계 더 갔다

누리호는 발사 횟수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제작·운용 과정에서 민간기업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호기 제작 과정에 참여했고, 이번 발사에서는 4차보다 발사운용 참여 범위도 확대됐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향후 민간 주도 상업 발사서비스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2027년 하반기 6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의 누리호 발사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두 번의 성공보다 반복적으로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가 상업용 발사체에서는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음 6차 발사에서는 무엇을 하게 될까

2027년 예정된 6차 발사의 핵심 탑재체 역시 초소형군집위성이다.

이번에 올라간 2~6호 뒤를 이어 7~11호 5기가 추가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두 번째 양산기까지 올라가면 10기의 양산형 네온샛이 두 개 궤도면에서 운영된다.

그때부터 이번 5차 발사의 의미도 더 분명해진다.

오늘 우주로 올라간 다섯 기는 최종 군집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누리호 5차에서 기억할 것은 ‘15기 모두 성공’이 아니다

10월 7일 누리호는 다섯 번째 발사 임무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과를 정확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총 탑재 위성: 15기

정상 분리: 14기

주탑재 네온샛: 5기 모두 정상 분리

네온샛 5기: 모두 첫 교신 성공

큐브위성: 10기 중 9기 분리

미사출: 퍼샛-02 1기

그리고 이번 발사의 진짜 변화는 숫자 하나를 더 올렸다는 데 있지 않다.

1차에서는 로켓이 제대로 날아갈 수 있는지를 시험했고, 2차부터 실제 위성을 궤도에 넣기 시작했다. 3·4차를 거치며 실제 위성과 다중 탑재 임무를 확대했다.

5차에서는 처음으로 같은 목적을 가진 주탑재위성 5기를 한 번에 싣고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순서와 방향까지 나눠 배치했다.

누리호의 질문이 이제 ‘날 수 있는가’에서 **‘얼마나 복잡한 우주 운송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

출처 및 참고자료

우주항공청 — 국내 최초 초소형군집위성 2~6호 실은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5차 발사 성공 여부, 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9기의 정상 분리, 군집위성 분리 기술과 향후 6차 발사 계획을 확인한 핵심 1차 자료다.

우주항공청 공식 발사 성공 발표 원문

우주항공청 — 누리호 5차 발사, 국내 최초 군집위성 시대 연다
15기 탑재 구성, 네온샛 5기의 35~40초 순차 분리, 저충격 위성분리장치, 2027년 군집 완성 계획을 확인한 공식 자료다.

누리호 5차 탑재위성 공식 설명 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누리호 1~3차 발사의 탑재체와 임무 변화, 1차 궤도 진입 실패 원인, 2차 발사 성공을 비교하기 위해 사용한 공식 아카이브다.

항우연 누리호 공식 아카이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4차에서 주탑재위성 1기와 큐브위성 12기, 총 13기를 성공적으로 분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항우연 누리호 4차 발사 공식 자료

KAIST —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027년 7~11호 발사 후 하루 3회 이상 한반도 촬영, 동일 지점 24시간 이내 재촬영이라는 군집 운용 목표를 확인했다.

KAIST 네온샛 공식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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