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버디·이글은 왜 새 이름일까? 낯선 점수 표현의 유래

골프의 버디·이글은 왜 새 이름일까?

파보다 한 타 적으면 버디, 두 타 적으면 이글, 세 타 적으면 알바트로스. 골프의 좋은 점수에는 새 이름이 붙는다. 흔히 미국의 한 골프장에서 멋진 샷을 ‘새 같은 샷’이라고 칭찬한 것이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여기서 bird는 실제 새와 닮았다는 뜻보다 ‘훌륭한 것’을 가리키던 속어에 가깝다. Scottish Golf History의 어원 해설도 이 연결을 소개한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어느 홀에서 처음 말했을까. 뉴저지 애틀랜틱시티 컨트리클럽은 1903년을 기념하지만 다른 설명에는 1899년이 등장한다. 이때 연도만 골라 정답을 정하려 하면 중요한 차이를 놓친다. 기념판이 말하는 내용, 뒤에 작성된 회고, 당시 잡지에 이미 쓰이던 용어는 서로 다른 종류의 증거다.

기념판에 있는 것과 없는 것

클럽이 공개한 기념판 사진에는 버디라는 말이 ‘이 홀에서 1903년에 생겼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월이나 홀 번호, 말을 한 사람의 이름은 없다. 반면 클럽의 역사 페이지는 1903년 12월, 12번 홀에서 애브너 스미스가 친 샷을 설명하며 일행 가운데 누군가가 감탄했다고 서술한다.

이 차이는 사소하지 않다. ‘기념판에 1903년이 있다’는 말과 ‘기념판이 1903년 12월의 특정 인물 발언까지 입증한다’는 말은 같지 않다. 후자의 세부는 사진이 아니라 별도의 설명문에서 온다. 또한 기념판은 클럽이 어떤 기원을 기념하는지 보여주지만, 그 자체가 1903년에 작성된 기록이라는 뜻은 아니다.

12번 홀과 2번 홀이라는 서로 다른 숫자도 곧바로 서로 다른 장소로 단정하기 어렵다. 클럽 역사를 쓴 윌리엄 켈리는 자신의 글에서 당시 캐디마스터의 설명을 인용해 옛 12번 홀이 코스 변경 뒤 2번 홀이 됐다고 전한다. 이것은 켈리가 공개한 후대 설명이지, 여기서 옛 코스 도면까지 확인해 확정한 위치는 아니다. 홀 번호를 비교하려면 먼저 어느 시기의 번호인지 맞춰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1909년 잡지는 한 사람을 지목하지 않았다

더 이른 인쇄물로 돌아가 보자. LA84 디지털도서관이 보존한 《아메리칸 골퍼》 1909년 1월호의 ‘Around Philadelphia’에는 버디의 기원을 논하는 문단이 있다. 필명 ‘Hazard’의 글은 창안자를 스미스 형제 중 A. H. 또는 W. P.라고 적어, 한 사람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시점도 정확한 날짜 대신 약 4~5년 전이라고 표현한다. 원문 127쪽

같은 문단은 애틀랜틱시티에서 파보다 한 타 적게 친 사람에게 상대들이 공 한 개씩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이글은 두 타 적은 점수이며, 보상에는 버디 몫도 더해 상대마다 공 세 개를 준다고 적었다. 오늘날 점수 이름으로만 접하는 말이 이 글에서는 동료들 사이의 보상 규칙과 함께 등장한다.

이 기록을 읽고 ‘그러므로 탄생 연도는 1904년 또는 1905년’이라고 새 정답을 만들 수는 없다. ‘약 4~5년 전’이라는 회고를 정확한 연도 계산으로 바꾸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신 확인 가능한 결론은 더 좁고 단단하다. 1909년 1월에 이미 버디와 이글이 점수 및 보상의 이름으로 설명됐으며, 그 글에서도 발명자의 이름은 하나로 정리되지 않았다. 버디의 사용이 확인되는 시점과 최초 발언의 시점을 구별할 수 있는 자료다.

1899년 설명은 몇 개의 증언일까

1899년 이야기를 전하는 인쇄물도 있다. 미시간주립대가 보존한 《Chips & Putts》 2003년 6·7월호는 H. B. 마틴의 《Fifty Years of American Golf》를 명시하고 스미스의 말을 옮긴다. 글 끝에는 USGA 박물관 큐레이터 랜드 제리스가 편찬했다고 적혀 있다. (《Chips & Putts》, 2003년 6·7월호, 5~6쪽)

하지만 이 잡지를 읽었다고 해서 마틴의 1936년 책 원문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켈리의 글 역시 같은 책을 거론한다. 두 웹페이지나 잡지에서 1899년을 발견해도, 두 사람이 사건을 따로 목격해 남긴 증언으로 셀 수 없는 이유다. 자료의 수와 독립적인 증언의 수는 다르다.

전달 과정의 작은 틈도 보인다. 2003년 잡지의 설명에는 경기 형식을 ‘foursomes’라고 적었지만, 이어지는 인용에서는 스미스 외에 ‘다른 두 사람’이 동의했다고 한다. 켈리는 같은 책의 이야기를 세 사람의 경기로 소개한다. 이것만으로 누가 잘못 옮겼는지 판정할 수는 없다. 다만 참가 인원까지 명확히 복원된 하나의 장면처럼 다시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료를 다음처럼 나누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정리된다.

확인한 자료직접 확인되는 것이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것
클럽의 기념판 사진1903년과 ‘이 홀’이라는 기념 문구정확한 날짜·발언자·당시 홀 번호
1909년 1월 잡지버디·이글의 용례와 보상 설명, 두 형제 중 누구인지 유보최초 발언의 정확한 연도와 주인공
2003년 잡지·켈리의 글마틴의 책을 인용하는 전달 경로원전의 정확한 문맥, 독립 목격 증언의 추가

따라서 1899년과 1903년의 차이를 ‘사람의 기억이 흐려져서’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설명하려면 각 기록이 만들어지고 전달된 경위를 더 확인해야 한다. 현재의 자료 대조가 보여주는 것은 날짜의 승패보다, 날짜에 붙여 말할 수 있는 세부의 범위다.

새의 크기보다 파와의 차이가 중요하다

용어를 실제 점수에 적용할 때는 기원 논쟁과 분리하면 간단하다. 파 5홀에서 4타는 버디, 3타는 이글, 2타는 알바트로스다. 알바트로스는 ‘더블 이글’이라고도 부르지만 이글의 마이너스 2를 두 배 해 마이너스 4로 계산하는 말은 아니다. 같은 3타라도 파 4홀에서는 버디이고 파 5홀에서는 이글이므로, 이름을 정하는 것은 타수 자체가 아니라 그 홀의 파와의 차이다.

알바트로스에도 ‘최초’의 뜻을 나눌 필요가 있다. Scottish Golf History가 전사해 소개한 1929년 8월 17일 《Hartlepool Mail》 기사에는 알바트로스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 경기에서 실제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는 내용은 아니다. 따라서 이 자료는 용어의 사용 사례이지 최초 성공 사례가 아니다. 여기서는 신문 지면 원본이 아니라 연구 사이트가 공개한 전사를 근거로 삼는다.

버디에서 이글, 알바트로스로 이어지는 새 이름은 점수를 기억하기 좋게 만든다. 그러나 그 이름의 역사는 새의 크기에 따라 차례로 설계된 규칙표와는 다르다. 남아 있는 기록에서는 감탄의 표현, 동료 사이의 약속, 이미 퍼진 말을 설명하려는 글이 겹친다. 다음에 ‘최초의 버디’ 이야기를 듣는다면 연도 하나보다 먼저 물어볼 만하다. 그 자료가 보여주는 것은 첫 사용인가, 첫 성공인가, 아니면 훗날 기념하게 된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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