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연패를 멈췄다, 일본 남자 탁구 60년 만의 금메달

일본 남자 탁구가 60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으로 돌아왔다.
9월 24일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은 중국을 매치 스코어 3–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본의 이 종목 우승은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처음이며 통산 세 번째다.

1–2에서 시작된 역전
출발은 중국이 앞섰다.
첫 경기에서 일본의 19세 마쓰시마 소라는 세계 정상급 선수 왕추친을 상대로 먼저 두 게임을 가져갔지만, 이후 세 게임을 연달아 내주며 2–3으로 역전패했다.
장본인이 두 번째 경기에서 원루이보를 3–1로 꺾어 균형을 맞췄지만, 세 번째 경기에서 도가미 슌스케가 린스둥에게 1–3으로 패하며 일본은 다시 1–2로 몰렸다.
흐름을 바꾼 것은 네 번째 경기였다.
장본인이 다시 등장해 왕추친을 3–0으로 꺾었다. 11–7, 11–4, 11–9. 일본이 2–2까지 따라붙으면서 금메달의 주인은 마지막 한 경기에서 결정되게 됐다.

마지막은 19세와 19세의 맞대결이었다
다섯 번째 경기에는 첫 경기에서 역전패했던 마쓰시마가 다시 나왔다. 상대는 중국의 19세 원루이보였다.
마쓰시마는 첫 게임을 11–7로 가져간 뒤 두 번째 게임을 내줬지만, 다시 11–6, 11–8로 두 게임을 연달아 잡았다. 최종 스코어 3–1. 일본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첫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다 패했던 선수가 2–2로 맞선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코트에 들어가 우승을 결정한 셈이다.

중국이 놓친 것은 아홉 번째 연속 우승이었다
이 승리가 더 크게 기록되는 이유는 상대가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남자 단체전에서 8회 연속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9연패를 노렸지만 일본이 그 흐름을 끊었다. 일본이 이 종목에서 중국을 꺾고 승리한 것도 아시안게임 기준 처음이다.
불과 몇 달 전의 결과와 비교하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일본은 지난 5월 세계탁구선수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중국을 만났지만 당시에는 0–3으로 패했다. 약 넉 달 뒤 열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같은 상대를 3–2로 뒤집었다.
그 전날 일본이 꺾은 팀은 한국이었다

한국에도 연결되는 결과다.
일본은 9월 23일 준결승에서 한국을 3–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마쓰시마가 장우진을 3–1로 잡았고, 장본인이 안재현을 3–0, 도가미가 오준성을 3–2로 꺾었다. 한국은 별도의 3·4위전 없이 동메달로 단체전을 마쳤다.
일본으로서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의 남자 단체전 결승 진출이었다. 그리고 한국을 넘어 도착한 결승에서 다시 중국까지 꺾으며 60년 만의 우승으로 연결했다.
단체전의 3대 2는 다섯 선수가 이겼다는 뜻이 아니다
탁구 단체전에서 매치 스코어 3대 2는 양 팀이 최대 다섯 번의 개별 경기를 펼쳐 한 팀이 세 승리를 먼저 확보했다는 뜻이다. 개별 경기 안에서는 다시 세 게임을 먼저 따내는 방식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이번 결승에서는 장본인이 두 번 이겨 일본의 승리를 이끌었고, 마쓰시마 소라가 마지막 한 승리를 보탰다. 따라서 3대 2라는 숫자를 단순히 ‘중국 선수 두 명을 꺾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실제 경기 순서를 놓치게 된다.
일본이 세 번째 경기까지 매치 스코어 1대 2로 뒤져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때부터 중국은 한 경기를 더 이기면 우승할 수 있었지만 일본에는 두 번의 승리가 필요했다. 네 번째 장본인과 왕추친의 대결을 건너뛰고 마지막 마쓰시마의 승리만 보면 역전의 맥락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단체전에서는 먼저 출전한 선수와 다시 등장하는 선수의 역할이 달라지고, 마지막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팀이 심리적으로 유리한지도 달라질 수 있다.
네 번째 경기 22분이 바꾼 결승의 흐름
중국이 2대 1로 앞서던 네 번째 경기에서 장본인은 세계 정상권의 왕추친을 상대로 11대 7, 11대 4, 11대 9로 세 게임을 연속해서 이겼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전한 경기 시간은 약 22분이었다. 첫 맞대결에서 왕추친이 두 게임을 뒤집으며 중국에 승리를 안겼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 경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경기 흐름을 짧게 만들고 공격 기회를 잡아 상대에게 회복 시간을 주지 않는 전개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단판 승부에서 상대에게 먼저 두 게임을 내주고도 뒤집는 것과 세 게임을 연속으로 이기는 것은 선수에게 요구되는 심리도 다르다. 첫 경기의 왕추친은 어려운 상황을 견디며 역전했지만, 네 번째에는 초반부터 장본인의 빠른 공격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한 경기의 결과만으로 누가 앞으로 모든 대결에서 우세할지를 확정할 수는 없다. 각각의 선수는 다음 국제대회에서 다시 다른 전술과 컨디션으로 만날 수 있다.
첫 경기의 패배가 마지막 승리로 이어진 마쓰시마
19세 마쓰시마는 첫 경기에서 왕추친을 상대로 두 게임을 먼저 따냈다. 그러나 11대 9로 끝난 세 게임을 내리 잃어 매치 스코어 2대 3으로 패했다. 그에게는 이 결승을 시작한 선수이면서도 팀이 중국에 첫 승리를 내주는 상황을 직접 겪은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2대 2로 맞선 다섯 번째 경기에서는 다시 코트에 들어갔다. 이전 패배를 만회할 기회가 같은 날 찾아온 셈이다.
마쓰시마는 마지막 상대 원루이보를 11대 7, 8대 11, 11대 6, 11대 8로 제압했다. 두 번째 게임을 잃은 뒤에도 바로 다음 게임에서 다시 앞섰고, 네 번째 게임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첫 경기의 패배와 마지막 경기의 승리를 함께 보면 이번 결승은 무패의 주인공이 등장한 이야기가 아니다. 팀 동료가 두 차례 승리해 기회를 연결하고, 초반에 졌던 선수가 다시 기회를 잡아 마무리한 단체전다운 역전이었다.
60년 만의 우승과 중국의 8연패 종료는 별개 기록
일본이 이 종목에서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던 시점은 1966년 방콕 아시안게임이다. 그 뒤 60년 동안 남자 단체전 정상을 밟지 못했다가 2026년 홈 대회에서 다시 우승했다. 반면 중국의 8개 대회 연속 우승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이어진 별도의 기록이다. 한쪽은 일본의 우승 공백 기간이고, 다른 한쪽은 중국이 연속해서 정상을 지킨 횟수다. 둘을 같은 숫자처럼 묶지 않아야 기록의 의미가 정확해진다.
이번 승리의 무게가 컸던 이유는 바로 몇 달 전의 대회 결과 때문이다. 2026년 5월 런던 세계탁구선수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는 중국이 일본을 3대 0으로 이겼다. 일본의 선수들이 불과 약 넉 달 뒤 다른 국제대회 결승에서 같은 강국을 3대 2로 꺾은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 탁구의 오랜 경쟁력이 한 경기로 사라졌다고 평가하는 것도 과장이다. 큰 대회의 정상에는 다른 선수 구성과 당일의 경기 흐름이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 금메달과 한국 동메달을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
결승 전날 한국은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0대 3으로 패했다. 일본은 그 승리를 거쳐 중국과 결승을 치렀고, 한국은 별도의 3·4위전 없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따라서 일본의 우승 소식은 한국 독자에게도 단순한 해외 스포츠 뉴스가 아니다. 한국이 넘지 못한 상대가 마지막에는 오랜 강자인 중국까지 제압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이 일본에 패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한국 선수가 중국에도 반드시 패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는 없다. 스포츠에서는 경기별 상대 전적과 선수 배치, 당일 전략이 결과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결과는 한일전, 중일전의 성적을 따로 기록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본은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고, 한국은 동메달을 얻었다. 승자만 강조하기보다 토너먼트의 전체 경로를 함께 보면 결승의 의미가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