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강준이,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두 번 넘어지고 눈물까지 흘렸지만 마지막 트릭에서 92.40점. 7년 전 ‘영재발굴단’에 나왔던 보드 신동이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17살 강준이,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년 SBS 《영재발굴단》에 한 스케이트보드 신동이 등장했다. 당시 그의 꿈은 ‘세계 1등 스케이터’였다.

7년 뒤, 17살이 된 강준이가 그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강준이는 9월 27일 일본 아이치현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총점 180.85점으로 우승했다. 스케이트보드가 2018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이후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남녀를 통틀어 처음이다.

17살 강준이,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두 번 실패한 기술을 마지막에 다시 꺼냈다

결승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강준이는 45초 동안 코스를 누비는 런 세션에서 88.45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고난도 기술 하나를 평가하는 트릭 세션에서 준비한 ‘널리 270 힐플립 립슬라이드’를 두 차례 연속 실패했다. 두 번 모두 점수는 0점이었다.

두 번째 실패 뒤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남은 기회는 한 번. 강준이는 더 안전한 기술로 바꾸는 대신 앞서 두 번 실패했던 같은 기술을 다시 선택했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기술은 성공했다.

보드를 회전시키면서 몸을 270도 틀고 난간 위를 미끄러지는 동작을 끝까지 연결했고, 92.40점을 받았다. 런 점수와 합친 최종 점수는 180.85점. 일본의 사사키 도아가 172.35점으로 은메달, 오노데라 긴우가 168.11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World Skate 역시 강준이의 마지막 ‘270 Nollie Heelflip Lipslide’를 우승을 결정지은 장면으로 소개했다. 개최국 일본의 두 선수를 8점 이상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7살 강준이,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7년 전 ‘영재발굴단’에 나왔던 아이

강준이의 이름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19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스케이트보드 신동’으로 소개됐다. 당시 경남 양산에는 제대로 연습할 공간이 부족해 금요일마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연습한 뒤 다시 양산으로 내려가는 생활을 수년간 이어갔다.

8살 무렵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한 아이는 7년 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의 첫 금메달을 만들었다.

마지막 트릭 직전에는 관중석에 있던 어머니도 눈에 들어왔다. 강준이는 경기 뒤 그동안 자신을 위해 고생한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우승이 결정된 뒤에는 관중석을 향해 “엄마”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금메달 이틀 뒤인 9월 29일, 강준이는 만 18세 생일을 맞는다.

7년 전 방송에서 “세계 1등 스케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소년은 이제 한국 스케이트보드 최초의 아시안게임 챔피언이 됐다. 다음 목표로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17살 강준이,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스트리트 종목의 점수는 어떻게 더해질까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는 계단과 난간, 경사면 등이 설치된 경기장에서 선수의 움직임을 평가한다. 일정 시간 코스를 자유롭게 타며 여러 동작을 연결하는 런과 한 가지 고난도 동작에 집중하는 트릭은 평가 방식이 다르다. 강준이는 결승 런에서 88.45점을 기록했고 트릭에서 마지막에 얻은 92.40점을 더해 180.85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높은 난도의 동작을 여러 번 시도하더라도 넘어져 점수를 얻지 못하면 최종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경기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렇기 때문에 180.85점을 마지막 트릭 한 번에 받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미 성공한 런 점수에 기술 시기의 점수가 합쳐진 결과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왜 강준이가 앞선 두 차례 기술 시도에서 넘어진 뒤에도 우승 기회를 잃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첫 시기의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남은 기회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종목 특성이 경기 마지막까지 긴장을 유지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세 번째 기술의 성공이 특별한 까닭

강준이가 시도한 동작은 ‘널리 270 힐플립 립슬라이드’로 알려졌다. 보드 앞쪽을 이용해 튀어 오르는 널리, 보드를 회전시키는 힐플립, 몸과 보드의 방향을 바꾼 뒤 난간에서 미끄러지는 립슬라이드가 하나의 동작 안에 연결되는 형태다. 각각의 요소를 따로 연습하는 것과 제한된 시간에 연속으로 정확하게 수행하는 일은 다르다. 성공하려면 도약의 높이와 회전 속도, 난간을 타고 내려오는 균형까지 함께 맞아야 한다.

첫 두 시도에 실패했을 때 안전한 기술로 바꾸면 적어도 착지 가능성은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강준이는 같은 동작을 다시 시도했고 마지막 기회에 성공해 92.40점을 받았다. 관객이 기억하는 장면은 결과뿐 아니라 실패 이후에도 기술을 바꾸지 않았다는 선택이다. 다만 높은 점수를 받은 구체적인 세부 판정 근거까지 공식 심판표 없이 임의로 설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확인되는 사실은 최종 성공과 기록된 점수다.

개최국 일본의 두 선수를 앞선 결승

강준이의 180.85점에 이어 일본의 사사키 도아가 172.35점으로 은메달, 오노데라 긴우가 168.11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는 8.50점이었다. 세 선수의 점수만 보면 접전이라고 느껴지지만 점수 차이가 어떤 기술 하나에서 발생했는지는 각 선수의 시도별 기록을 살펴야 한다. 최종 순위를 곧바로 기술 난도의 절대적인 서열로 읽을 수는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번 결승은 일본에서 열렸다.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일본 선수들이 강세를 보여 온 가운데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모든 종목을 놓쳤다는 뜻은 아니고, 강준이 한 명의 우승으로 국가 간 장기적인 경쟁 구도가 완전히 뒤집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남자 스트리트 한 종목의 구체적인 결과로 평가해야 역사적 기록의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2018년에 시작된 아시안게임 역사를 바꾸다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 처음 포함된 것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였다. 따라서 이번 금메달은 한국의 아시안게임 모든 종목을 통틀어 첫 금메달이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라는 의미다.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쓸 때 어떤 종목과 대회 범위에서의 최초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스트리트와 파크는 같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더라도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장애물과 이동 방식이 다르다. 계단과 난간을 중심으로 하는 스트리트와 곡면 지형을 활용하는 파크의 기술을 단순 점수만으로 비교할 수도 없다. 한국 선수가 종목 자체에서 처음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기록은 향후 국내 선수들의 국제대회 도전과 훈련 환경을 이야기할 때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금메달이 곧 국내 연습 공간 부족 문제가 해결됐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영재발굴단 출연 이후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강준이는 2019년 방송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어린 선수로 주목받았다. 방송이 소개한 이동과 훈련 이야기는 당시 지역에서 전문적인 연습 환경을 찾기 어려웠던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한 개인의 경험을 전국 모든 청소년 스케이터가 동일하게 겪는 문제라고 일반화할 필요는 없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의 장거리 이동은 선수가 성장하는 과정의 하나였고 이번 메달은 이후 오랜 훈련을 통해 축적된 성과다.

우승 당시 만 17세였던 강준이는 9월 29일 생일에 만 18세가 됐다. 따라서 10월 이후 현재 나이를 소개할 때는 만 18세이지만, 결승 경기 당시 나이를 기록하는 제목에서 17세라고 쓰는 것은 맞다. 경기 중 실패 뒤 눈물을 보인 장면과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순간은 기록 외에 사람의 이야기를 남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앞으로의 올림픽 출전·우승은 별개이며 후자는 아직 달성하지 않은 목표로 남겨야 한다.

출처 및 참고자료

  • World Skate — 2026 Asian Games Skateboarding Results
  • SBS — 《영재발굴단》 출연 및 아시안게임 경기 보도
  • 연합뉴스 — 강준이 남자 스트리트 결승 및 인터뷰
  • Olympics.com — 강준이 아시안게임 우승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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