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영국박물관에서 공개…40여 년 만의 대규모 한국미술 특별전

이건희 컬렉션, 영국박물관에서 공개…40여 년 만의 대규모 한국미술 특별전

이건희 컬렉션이 워싱턴 D.C.와 시카고를 거쳐 유럽에 도착했다. British Museum의 특별전 Korea가 10월 1일 개막했다. 전시는 2027년 1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영국박물관에서 한국 미술과 역사를 중심으로 여는 주요 특별전으로는 40여 년 만이다.

100점으로 2천 년의 한국 미술을 시간순으로 보여준다

공식 개막 자료에 따르면 런던 전시에는 100점이 출품되며, 국보 10점과 보물 13점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20점 이상은 해외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는 기원전 300년경부터 현대까지를 하나의 연대기 안에 배치한다. 청동기 유물과 고려청자, 조선시대 회화에서 백남준·이중섭·박래현의 근현대 작품까지 이어진다. ‘유명한 보물 몇 점’을 모은 전시보다 한국 미술이 외부 영향을 받아들이면서도 어떻게 고유한 형태와 미감을 축적했는지를 한 흐름으로 읽도록 구성한 점이 핵심이다.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 순회는 이번이 세 번째 도시다

2021년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2만3천 점이 넘는다. 국제 순회는 2025년 11월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sian Art에서 시작됐고, 이후 Art Institute of Chicago를 거쳐 런던으로 이어졌다. 영국박물관 전시는 이 순회의 첫 유럽 일정이다.

이 흐름은 최근 해외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이 K-pop·드라마뿐 아니라 미술사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읽을 만하다. OPA MAGAZINE이 소개한 런던 ‘Curated Korea 2026’가 동시대 콘텐츠를 폭넓게 보여준다면, 이번 Korea는 그보다 훨씬 긴 2천 년의 시간축을 제공한다.

런던에서 볼 수 있는 주요 작품

해외 최초 공개 작품에는 ‘대구 비산동 출토 청동기’, ‘청동 방울’, ‘기린형 뚜껑 청자 향로’ 등이 포함된다. 근현대에서는 백남준의 Brahms, 이중섭의 묶인 사람들, 박래현의 여인 등이 처음 해외 관객을 만난다.

유럽에서 한국 유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OPA MAGAZINE의 석굴암 파리 3D 전시와도 비교할 수 있다. 한쪽이 디지털 복원과 감각적 접근으로 원형을 ‘옮기지 않고’ 보여준다면, 영국박물관은 실제 유물과 작품을 시대순으로 모아 긴 미술사를 구성한다.

전시는 2027년 1월 31일까지

Korea는 British Museum의 Joseph Hotung Great Court Gallery에서 2027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일정과 티켓은 British Museum 공식 전시 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이번 전시의 의미는 이건희 컬렉션이 해외에 나갔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떨어져 보이던 작품들을 같은 시간선 위에 놓음으로써, 지금 세계가 ‘K-culture’라고 부르는 문화가 훨씬 오래된 제작 방식과 미감의 연속선 위에 있다는 배경을 함께 보여준다는 데 있다.

100점의 작품을 고른 기준에서 전시가 보인다

이번 런던 전시에는 2021년 국가에 기증된 2만3천 점이 넘는 이건희 컬렉션 중 100점이 소개된다. 전체 기증품의 극히 일부만 런던으로 이동한 만큼 왜 특정 작품을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다. 국보 10점과 보물 13점이 포함된 구성은 높은 문화재 지정 가치를 보여주지만 전시가 보물의 개수만 자랑하는 행사라는 뜻은 아니다. 고대 유물에서 근현대 회화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작업을 함께 놓아 한국 미술사의 긴 흐름을 읽도록 설계했다.

하나의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이 청동기 유물과 조선 회화, 근현대 예술을 순서대로 본다면 서로 무관한 오브제를 단독으로 볼 때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재료와 색, 제작 기술은 시대마다 달라지지만 자연을 표현하거나 생활용품에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시도는 반복되기 때문이다. 전시의 제목이 특정 왕조의 이름이 아니라 단순히 〈Korea〉인 이유도 이런 폭넓은 이야기를 보여주려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해외 최초 공개 작품이라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

런던 전시에는 20점이 넘는 작품이 해외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의 어느 전시장에서도 관람할 수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국내에 공개된 적이 있더라도 국제 순회에서 처음 선보이는 유물이 포함된다는 의미다. 대구 비산동 출토 청동기와 청동 방울, 기린 모양 뚜껑을 가진 청자 향로 등이 대표적으로 소개된다. 작품에 어떤 문화재 등급이 붙었는지와 해외 최초 공개 여부는 서로 다른 정보이므로 함께 구분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유물은 전혀 다른 시대와 기술을 반영한다. 청동기는 금속을 다루던 고대의 제작 수준을 보여주고 고려청자는 흙과 유약, 높은 온도를 이용해 완성한 정교한 공예를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모든 작품이 동일한 미감이나 재료를 공유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대 사람들이 어떤 재료를 선택하고 어떤 형태를 아름답다고 여겼는지 비교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백남준·이중섭·박래현을 함께 보는 이유

전시가 오래된 문화재만으로 구성됐다면 한국 미술이 과거의 유산이라는 인상이 강해졌을 수 있다. 그러나 백남준의 〈Brahms〉와 이중섭의 〈묶인 사람들〉, 박래현의 〈여인〉처럼 근현대 작품이 포함되면서 시간의 폭이 현재에 가까워진다. 비디오아트와 회화, 전통 공예는 재료와 제작 방식이 전혀 다르지만 한 사회의 문화적 변화 속에서 연결해 볼 수 있다.

현대미술 작품을 볼 때는 고대 유물과 닮았는지를 억지로 찾아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예술가들이 다른 시대의 언어와 기술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백남준의 미디어 작업은 전통적인 회화·공예와 다른 표현 방식을 보여주며, 이중섭과 박래현의 작업은 20세기 한국의 경험을 각각의 회화 언어로 담아낸다. 이런 대비가 있을 때 2천 년이라는 긴 전시 주제가 실제 작품 감상으로 이어진다.

워싱턴과 시카고를 거쳐 런던으로 온 과정

이건희 컬렉션의 국제 순회는 2025년 11월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시작됐다. 뒤이어 시카고미술관에서 소개됐고 이번 영국박물관은 유럽의 첫 일정이 됐다. 삼성의 10월 1일 자료에는 워싱턴 전시 관람객이 약 8만 명, 시카고가 약 11만5천 명이었다고 소개돼 있다. 이런 숫자는 이전 전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런던에서도 반드시 같은 관람객 수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 근거는 아니다.

유럽의 관람객에게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할 때에는 다른 문화권에서 익숙하지 않은 시대 이름과 재료의 의미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한국의 보물’이라는 수식어만 나열하는 방식보다 하나의 물건이 어떤 용도로 쓰였고 당대에 왜 특별한 기술이었는지 설명할 때 이해가 쉬워진다. 런던 전시는 이런 긴 시대 구분을 미술의 변화로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런던에서 관람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전시는 2026년 10월 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영국박물관의 Joseph Hotung Great Court Gallery에서 열린다. 영국박물관 자체는 일부 상설 전시를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별도의 특별전인 〈Korea〉의 입장 방식과 가격은 공식 예매 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박물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특별전 티켓이 무료라고 가정하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이 전시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날짜별 운영시간과 예약 가능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박물관 개관시간과 특별전의 입장 마감시간이 같지 않을 수 있고, 인기 있는 날짜에는 선택 가능한 시간대가 줄어들 수 있다. 작품을 자세히 감상하고 싶다면 약속 시간 사이에 급히 끼워 넣기보다 충분한 관람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전시의 중요한 가치는 한 번에 많은 작품을 확인하는 속도가 아니라 시대를 넘어 작품이 놓이는 관계를 직접 발견하는 데 있다.

출처 및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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