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 서울시립미술관 무료 전시…AI·감시·정체성 60년

AI가 사람처럼 대화하고, 화면 속 얼굴이 실제 인물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시대다. 그런데 누군가는 반세기도 더 전에 이미 이런 질문을 예술로 던지고 있었다. 미국 미디어아티스트 린 허쉬만 리슨(Lynn Hershman Leeson)의 개인전 ‘나의 [나]들(First Person Plural)’이 2026년 10월 21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60년에 걸친 작가의 작업을 살펴보는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현실에서 살아가게 하고, 관람객이 영상 속 인물의 운명을 선택하게 하며, AI와 대화하는 존재를 예술 작품으로 등장시킨 실험들이 이어진다. 기술은 계속 달라졌지만 그 안에서 작가가 탐구한 질문은 선명하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까.
10월 21일 개막,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무료 관람
전시 장소는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이다. 2층 전시실과 3층 전시실, 3층 크리스탈 갤러리까지 여러 공간에서 진행된다. 짧은 영상 작품 하나를 보는 전시가 아니라 시대와 매체를 가로지르는 작업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 장기 전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요일과 계절에 따라 다르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3~10월 오후 7시, 11~2월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마지막 입장은 폐관 한 시간 전이다.
정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정상 개관한다.
전시가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므로 가을과 겨울의 주말 관람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다. 특히 퇴근 후 방문을 계획한다면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금요일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공식 전시 페이지에는 사전예약 기능도 마련돼 있다. 다만 예약 기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관람객에게 사전예약이 의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하는 날짜에 현장 입장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미술관 안내 데스크에 문의하는 편이 정확하다.

전시 제목 ‘나의 [나]들’, 하나의 사람이 여러 존재가 된다는 것
영어 제목 ‘First Person Plural’은 문법적으로 1인칭 복수를 의미한다. 영어에서 ‘I’가 아닌 ‘We’에 해당하는 표현이다. 한국어 제목 ‘나의 [나]들’은 이 개념을 조금 더 흥미롭게 보여준다. 하나의 나를 뜻하는 단어 안에 또 다른 나들이 존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우리는 일상에서 하나의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여러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직장에서의 나, 가족 앞에서의 나,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프로필의 나는 모두 같은 사람이면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얼굴을 촬영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온라인에서 또 다른 정체성을 설정하고, 자신이 남긴 기록을 알고리즘이 분석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때로는 본인이 직접 만든 정보보다 플랫폼이 수집한 데이터가 한 사람을 설명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린 허쉬만 리슨은 이런 상황을 예술의 소재로 삼아 온 작가다. 중요한 점은 그가 단순히 미래 기술을 예상했다는 데 있지 않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과 기술에 의해 관찰되는 사람의 관계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사실이다.
이번 전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복잡한 기술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작품 속 인물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가 그 인물을 바라보고 있으며, 어떤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출발점이 된다.
1970년대에 탄생한 가상의 여성 ‘로베르타 브라이트모어’
린 허쉬만 리슨의 작업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은 ‘로베르타 브라이트모어(Roberta Breitmore)’다.
작가는 1974년부터 1978년까지 로베르타라는 가상의 여성을 만들어 직접 그 인물로 살아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단순히 분장하고 사진을 찍는 수준이 아니었다. 로베르타에게는 외모와 옷차림, 개인적인 배경이 있었고, 실제 생활에서도 그 정체성이 사용됐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자료에 따르면 작가는 로베르타의 모습으로 아파트를 임대하고,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만들고,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등의 활동을 했다. 신문에 개인 광고를 싣거나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실제 사회의 제도와 관계 속에서도 그 인물을 유지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생긴다. 사회적 기록과 관계가 하나씩 쌓이고 주변 사람들이 그를 실존 인물로 받아들인다면, 로베르타는 어디까지 허구일까.
이번 서울 전시의 공식 주요 작품 목록에는 1975년 제작된 **〈로베르타 구성 차트 #1〉**이 포함돼 있다.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작업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다른 이름으로 활동한다. 그러나 로베르타 프로젝트는 이러한 디지털 환경이 대중화되기 훨씬 전에 이루어졌다. 작가는 실제 신체와 생활 기록을 활용해 정체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실험했다.
가상의 계정을 만든다는 오늘날의 일상과 로베르타의 활동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차이를 비교하는 일이 흥미롭다. 온라인에서는 간단한 설정으로 새로운 인물을 만들 수 있지만, 로베르타는 현실의 제도와 타인의 인식을 통해 존재하는 인물이었다.
관객이 영상 속 인물의 운명을 선택한다면
린 허쉬만 리슨의 관심은 가상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에서 관람객이 그 정체성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확장됐다.
대표적인 작업이 **〈로나(Lorna, 1979~1984)〉**다. 작품 속 로나는 외부 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 안에서 생활하는 여성이다. 전화와 텔레비전이 바깥세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로 등장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관람객이 단순히 영상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랙티브 레이저디스크 기술을 활용해 관람자가 이야기의 진행과 순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인터랙티브란 관람객의 행동이나 선택에 따라 작품의 반응이 달라지는 방식을 뜻한다.
독일 ZKM 예술미디어센터는 〈로나〉를 관람자의 선택이 가능한 초기 비디오디스크 예술의 중요한 사례로 소개한다.
일반적인 영화에서는 관객이 어떤 장면을 보더라도 이미 정해진 이야기가 진행된다. 반면 〈로나〉에서는 관람객의 선택이 작품 속 인물의 삶에 개입한다. 화면 밖의 사람이 화면 안의 인물을 통제하는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1984년의 **〈딥 컨택트(Deep Contact)〉**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이어진다. 이번 전시의 공식 주요 작품 목록에 포함된 이 작업은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다. 관람객이 여성 인물의 신체 부위를 화면에서 선택하면 다른 영상과 이야기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기술 시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작품에는 더 복잡한 문제가 담겨 있다. 누군가의 몸을 터치해 반응을 얻는 행위는 관람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타인의 몸을 바라보고 통제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오늘날 스마트폰에서 화면을 터치하는 일은 너무나 익숙하다. 그러나 이 기술이 예술에 도입되던 시기부터 작가는 화면 속 인물을 누가 통제하는지, 관람이라는 행동에 어떤 권력이 숨어 있는지 질문하고 있었다.
다만 이러한 작품의 원래 작동 방식과 이번 서울 전시에서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실제 체험 범위는 구분해야 한다. 주요 작품으로 소개됐더라도 현장에서 모든 기능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카메라가 눈이 된 인형, 〈사이버로베르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체성과 감시에 관한 작가의 실험은 네트워크 기술과 연결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인 **〈사이버로베르타(CybeRoberta)〉**는 가상의 인물 로베르타를 로봇 인형의 형태로 다시 등장시킨 작업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작품 제작 연도를 1996/2026년으로 표기하고 있다.
작가가 설명한 초기 〈사이버로베르타〉의 구조에서 중요한 장치는 인형의 눈에 장착된 카메라다.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인형이 바라보는 화면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머리의 방향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형은 사람을 바라보는 장치가 되고, 화면을 통해 인형의 시선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 구조에서는 관찰하는 사람과 관찰당하는 사람의 경계가 흐려진다. 누군가의 시선을 빌려 공간을 바라보는 경험인 동시에,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누가 보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나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떠올리면 이 실험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다. 편리한 기술이 다른 장소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생활과 감시의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다만 초기 작품의 기술적 구조가 이번 전시에서 모두 동일하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장 안내가 필요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작품명을 1996/2026년으로 표기한 만큼, 초기 버전의 설명을 현재 전시 형태와 무조건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 정확하다.

챗GPT보다 앞서 등장한 대화형 AI, 〈에이전트 루비〉
이번 전시를 현재의 AI 환경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작품은 **〈에이전트 루비(Agent Ruby, 1998~2002)〉**다.
이 작품은 사용자가 화면 속 가상의 여성 인물과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든 웹 기반 인공지능 프로젝트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은 2001~2002년 이 프로젝트를 온라인 전시 플랫폼을 위한 작품으로 의뢰했다.
루비는 사용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것에서 나아가 대화를 통해 기억과 지식, 기분이 변화하도록 설계됐다. 사람과 대화하는 가상 인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존재가 되는지 탐구하는 작업이었다.
오늘날 대화형 AI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루비의 기본적인 설정이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사용자는 질문을 입력하고, 화면 속 인물은 대답한다. 하지만 현대의 대규모 언어모델과 당시 루비의 기술적 구조가 같다는 뜻은 아니다.
작품에서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대화의 기록이다.
SFMOMA는 2013년 〈에이전트 루비〉의 대화 기록을 다룬 전시를 개최했다. 오랜 기간 사용자가 루비에게 남긴 질문과 대화를 다시 살펴보면서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 자체가 하나의 아카이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기계에게 무엇을 물었을까. 그리고 그 질문들은 질문한 사람에 대해 무엇을 드러낼까.
AI가 어떤 답을 만들어내는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지금, 〈에이전트 루비〉는 반대로 사람이 기계 앞에서 어떤 존재가 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입력한 질문과 대화 역시 기술의 세계에 남는 하나의 기록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68년부터 2025년까지, 계속 달라진 매체와 이어지는 질문
서울시립미술관이 공개한 주요 작품 목록은 작가의 변화가 특정한 시기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초기 작업으로는 1968년의 〈숨쉬는 기계 III〉, 1970년의 **〈엑스레이 맨〉**이 소개돼 있다. 이후 가상의 인물을 구성하는 퍼포먼스와 사진, 관람객이 참여하는 영상 설치, 인터넷과 AI를 활용한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작가의 영화 작업도 이번 전시의 일부로 소개된다. 공식 목록에는 1997년 영화 〈Conceiving Ada〉와 관련된 스틸 이미지 〈날아가는 새〉, 2002년 영화 〈Teknolust〉의 장면을 담은 〈세 명의 틸다, 춤〉이 포함됐다.
두 영화 관련 작업은 작가가 미술관의 전시 공간뿐 아니라 극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도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0년대 이후의 작업과 함께 2022년의 〈논리는 심장을 마비시킨다〉, 2025년의 〈자화상〉, **〈시간에 대하여〉**도 주요 작품으로 소개됐다. 1960년대 말과 2020년대 중반의 작품을 한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이번 회고전의 중요한 특징이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점이 있다. 작가가 사용한 기술을 새로운 것부터 오래된 것까지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만으로 그의 작업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기술이 달라질 때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이 어떻게 표현되고 기록되는지 살펴보는 편이 의미 있다. 현실에서 살아간 가상의 인물 로베르타, 관람객이 이야기에 개입하는 로나, 카메라를 통해 공간을 관찰하는 사이버로베르타, 사람과 대화하는 에이전트 루비는 서로 다른 시대에 등장했지만 비슷한 질문을 공유한다.
기술은 사람에게 새로운 능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능력이 누구에게 주어지고, 누구의 정보를 이용하며, 누가 통제권을 갖는지에 따라 경험은 달라진다.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 무엇을 주목해서 보면 좋을까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린 허쉬만 리슨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으로 소개한다. 작가는 앞서 뉴욕 뉴뮤지엄과 독일 ZKM 등 주요 미술기관에서 자신의 작업을 선보였다.
국내 관객에게 이번 전시가 중요한 이유는 여러 시대의 작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에 관한 한두 작품만 접하는 것과 작가가 수십 년 동안 정체성과 기술을 다뤄 온 과정을 보는 경험은 다르다.
관람할 때는 작품에 사용된 기술의 이름보다 관람자의 위치를 생각해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로베르타의 기록 앞에서는 한 사람의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고, 〈로나〉에서는 관객이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는 설정에 주목할 수 있다. 〈사이버로베르타〉에서는 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는 사람과 관찰되는 사람의 관계를, 〈에이전트 루비〉에서는 기계와 대화하는 과정에 남는 인간의 흔적을 생각해 볼 만하다.
이러한 관람 방식은 OPA MAGAZINE이 제안하는 하나의 해석이다. 작품의 의미를 하나의 결론으로 고정하거나 미술관에서 지정한 감상 순서로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공식 홈페이지의 ‘주요 작품’ 18점은 전체 출품작의 수량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 전시 구성과 전시실별 배치, 개별 작품의 상호작용 방식은 관람 현장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청역에서 가까운 서소문본관, 방문 전 알아둘 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정동길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5호선 서대문역·광화문역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서울문화포털은 시청역 1·10·11·12번 출구 등을 대중교통 안내에 소개한다.
정동은 근현대 역사와 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미술관 건물 자체도 옛 대법원 건물의 정면 외관과 현대적인 건축이 결합된 형태로, 세 개의 아치형 입구가 인상적이다. 전시 관람 전후로 건축과 주변의 도시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다.
이번 전시는 2층과 3층에 걸쳐 진행되므로 미술관 입구에서 전시장 위치를 먼저 확인하면 편리하다. 영상과 인터랙티브 작품은 감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작품을 가능한 한 많이 빠르게 보는 것보다는 관심이 가는 작업에 충분히 머물 시간을 남겨두는 편이 좋다.
전시 관람 중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가능한지, 일부 작품의 촬영이 제한되는지는 현장 안내를 따라야 한다. 온라인에서 본 작품 사진과 실제 전시장 설치 모습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무료로 진행되는 전시지만 2027년 2월 21일까지 모든 운영 조건이 변경 없이 유지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방문 전 미술관 공식 페이지에서 관람시간과 휴관일, 예약 관련 공지를 확인하면 된다.

AI 시대에 이 전시가 던지는 질문
우리는 이제 사진 한 장으로 새로운 얼굴을 만들고, AI와 대화하며, 자신이 남긴 데이터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받는다. 이런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기술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법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보와 정체성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린 허쉬만 리슨의 작업은 바로 그 지점을 오랫동안 탐구해 왔다.
1970년대의 로베르타는 현실 세계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실험이었다. 1980년대의 로나는 관객이 타인의 이야기를 선택하는 구조를 보여줬고, 1990년대 이후의 작품은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이 전시가 지금 흥미로운 이유는 오래전 작가가 사용했던 기술이 오늘날의 일상과 닮아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기술을 조금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데 있다.
화면 속 존재가 나를 닮았다고 해서 반드시 나 자신인 것은 아니다. 내가 직접 선택한 정보가 아니어도 기술은 그것을 통해 나를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누가 볼 수 있고, 누가 기록하며,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나의 [나]들’은 이러한 질문을 하나의 정답으로 정리하기보다 여러 시대의 작품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전시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뿐 아니라 기술이 우리 자신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출처 및 참고자료
- 서울시립미술관 —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 공식 전시 및 주요 작품 목록
- 서울문화포털 — 전시 일정·장소·관람료 및 교통 정보
- 서울시립미술관 — 서소문본관 관람 안내
- 뉴욕 현대미술관 MoMA — 로베르타 브라이트모어 프로젝트 해설
- ZKM 예술미디어센터 — 〈로나〉 작품 설명
- 린 허쉬만 리슨 공식 웹사이트 — 〈딥 컨택트〉 작품 설명
- 린 허쉬만 리슨 공식 웹사이트 — 〈사이버로베르타〉 관련 작품 설명
- SFMOMA — 〈에이전트 루비〉 프로젝트 및 대화 기록 전시
- 한국관광공사 VISITKOREA — 서울시립미술관 건물 참고 이미지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