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를 볼 때, 가운데 이음새부터

갈색 배경의 흰 달항아리. 입과 둥근 몸통, 굽, 오른쪽 아래 소장품 번호 표식이 보인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달항아리(신수14621). 공공누리 제1유형.

달항아리는 둥근 달을 닮은 큰 백자 항아리다. 이름은 둥근 몸에서 왔지만, 자로 그린 원처럼 반듯해야 달항아리인 것은 아니다. 조선의 큰 백자 항아리는 위아래를 따로 빚어 이었다. 한 덩어리처럼 보이는 몸통의 가운데가 감상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다.

둥글다는 말만으로는 눈앞의 그릇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어디가 가장 넓고, 그 곡선이 입과 굽을 향해 어떻게 좁아지는지 살펴보면 같은 달항아리라는 이름 안에서도 서로 다른 형태가 드러난다. 글 끝의 ‘출처 및 참고자료’에 연결한 두 박물관의 공개 사진과 소장품 기록을 함께 읽어보자.

둥근 몸 한가운데, 두 부분이 만난 자리

국립중앙박물관의 달항아리 신수14621은 높이 46cm다. 박물관은 큰 몸체를 한 번에 물레로 성형하기 어려워 상하를 나누어 만들고 붙였으며, 중앙에 접합 흔적이 남는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이음새는 깨진 그릇을 나중에 수선했다는 뜻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두 부분을 연결한 자리다.

공식 사진에서는 몸통 중간의 옅은 띠와 굴곡, 그 위로 넓어지는 어깨와 아래로 오므라드는 몸이 눈에 들어온다. 다만 모든 선이 이음새는 아니다. 반사광도 길고 밝은 자국을 만든다. 소장품 설명이 알려주는 제작 방식과 사진 속 표면을 함께 읽어야 한다.

이음새와 비대칭은 같은 질문이 아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기탁 유물로 관리하는 백자달항아리도 상하를 따로 만들어 접합한 작품이다. 박물관은 이 항아리가 완전한 좌우대칭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두 부분을 어떻게 연결했는지는 제작에 관한 질문이고, 완성된 몸의 좌우가 어떻게 다른지는 형태에 관한 질문이다.

이 둘을 곧바로 같은 뜻으로 묶으면 놓치는 사례가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리움미술관 소장 달항아리를 설명하면서, 상하를 접합했지만 몸체 바깥의 이음 부위에는 일그러짐이 거의 없다고 적는다. 이어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달항아리가 같은 정도로 비뚤어졌다고 예상할 수는 없다.

따라서 비대칭을 감상하는 데도 순서가 필요하다. 먼저 입의 가운데에서 굽의 가운데로 눈길을 내려본다. 그 양옆의 몸통이 같은 높이에서 부풀고 좁아지는지 살핀다. 이음 부근의 작은 굴곡과 전체 윤곽의 차이를 따로 보면, 표면의 한 자국을 항아리 전체의 성격으로 확대하지 않게 된다.

입과 굽까지 보고 나면

고궁박물관 사진은 입과 굽을 이어 보는 연습에 좋다. 위쪽 입은 짧게 서 있고, 몸은 양옆으로 크게 부풀었다가 아래의 좁은 굽으로 모인다. 몸통의 가장 넓은 부분만 보면 둥근 덩어리지만, 위아래 끝까지 보면 입을 벌리고 바닥에 서 있는 그릇이다. 달이라는 비유에서 잠시 벗어나 항아리의 구조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두 사진을 나란히 볼 때는 어느 항아리가 더 하얗거나 더 비뚤어졌는지 순위를 매기기보다, 각각의 입·몸통·굽이 이어지는 모습을 따라가는 편이 낫다. 촬영 각도와 조명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을 같은 크기로 띄웠다고 실제 크기까지 같아지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보고 나면 “불완전해서 아름답다”는 한 문장에 급히 도착할 필요가 없다. 내가 본 것은 가운데의 굴곡인지, 좌우 윤곽의 차이인지, 넓은 몸 아래 작은 굽인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그 관찰만으로 옛 제작자의 의도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달항아리를 좋아하는 자신의 이유는 한결 또렷해진다.

출처 및 참고자료

국립중앙박물관 — 달항아리, 신수14621

국립고궁박물관 — 백자달항아리, 기탁 유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백자 달항아리, 리움미술관 소장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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