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트레머 컨트롤 새 앨범, 오래된 녹음을 완성한 사람들

색색의 추상 무늬가 겹쳐진 올리비아 트레머 컨트롤 멤버 여섯 명의 초상 콜라주
이미지: 사용자 제공 · 편집: OPA

올리비아 트레머 컨트롤 새 앨범 《The Same Place》가 2026년 10월 23일 발매됐다. 엘리펀트 6 레코딩 컴퍼니는 27곡을 담은 이 더블 앨범을 밴드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음반으로 소개한다. 오래된 녹음이 지금의 신작이 된 경위를 알려면, 재료를 만든 사람과 그것을 이어 붙여 완성한 사람을 함께 봐야 한다.

발매일 아래에 겹쳐 있는 시간

공식 밴드캠프 크레디트에 따르면 세션 대부분은 2002~2012년에 이뤄졌다. 2017년의 세션 하나와 2023~2026년의 여러 세션도 있으며, 일부 재료는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녹음 매체 역시 4·8트랙 테이프, 16트랙 디지털 장비, 여러 디지털 오디오 작업 환경에 걸쳐 있다.

최종 믹스는 2026년 3월 체이스 파크 트랜스덕션에서 진행됐다. 따라서 이번 음반에는 적어도 재료가 녹음된 때, 전체를 정리한 때, 독자와 청자에게 공개된 때라는 서로 다른 시간이 있다. 10월의 발매일만 보고 모든 연주가 올해 이뤄졌다고 읽으면, 이 음반이 성립한 과정을 놓치게 된다.

앨범을 이끌던 빌 도스는 2012년에, 윌 컬런 하트는 2024년 11월 29일에 세상을 떠났다. 공동제작자 로버트 슈나이더가 엘리펀트 6에 남긴 추모문은 두 사람의 녹음이 이후 작업으로 이어진 경로를 전한다. 그에 따르면 하트와 제이슨 네스미스는 〈Garden of Light〉와 〈The Same Place〉의 믹스를 진행하며 슈나이더에게 의견을 구했다.

슈나이더는 도스의 홈 스튜디오 벽에서 추상적인 시와 화살표로 채운 도표를 봤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를 앨범의 지도라고 전하며, 당시 거친 믹스와 작업 메모를 검토하고 완성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소리 파일 바깥에도 제작 구상을 읽을 단서가 남아 있었던 셈이다. 나중에 작업을 이어갈 사람에게는 이런 기록과 동료의 기억이 재료를 연결하는 실마리가 된다.

슈나이더는 이후 다큐멘터리 촬영을 계기로 마련한 세션에서 도스의 작업 목록에 따른 추가 녹음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두 곡이 공개된 날은 하트가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했다. 마지막 앨범을 만든 협업에는 이렇게 생전에 함께 결정한 부분이 포함된다. 남겨진 재료의 완성을 모두 사후의 판단으로 뭉뚱그릴 수 없는 이유다.

여러 프로젝트의 곡들이 돌아온 경로

데릭 앰스테드(Derek Almstead)와 네스미스의 《더 톤암》 인터뷰를 보면 곡의 출발점도 하나가 아니다. 앰스테드는 〈Begin Now!〉 등 일부 곡을 2002~2003년 무렵 서큘러토리 시스템에서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네스미스는 도스가 별도로 만들며 친구들에게 건넨 파일도 이번 음반의 재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멤버들은 각자 가진 음악을 모아 어떤 프로젝트에 어울리는지 나눴다.

한 사람이 만든 재료를 다른 참여자가 받아 이어가는 관계가 여러 프로젝트에 걸쳐 있었다. 따라서 최초에 어느 밴드를 위해 만든 곡이었는지만으로 최종 소속을 설명하기 어렵다. 어떤 재료에 누가 참여했고, 어느 시점에 밴드의 앨범으로 모았는지를 따라가야 한다.

작업이 멈춘 데에는 물리적인 사정도 있었다. 《더 톤암》에서 앰스테드는 프로젝트를 담은 하드드라이브 하나를 서로 돌려 썼고, 도스가 보컬 작업을 위해 가져간 뒤 여러 사정으로 되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2023년에 네스미스가 하트를 통해 도스의 가족과 연락해 드라이브를 다시 확인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기억하던 것보다 많은 재료가 남아 있었다.

자료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된 일은 후속 제작의 조건이 됐다. 기억 속에 어떤 곡이 있었다는 사실과 실제로 편집할 수 있는 파일이 있다는 사실은 다르다. 보관된 자료의 위치와 접근 가능성도 이 음반의 제작 과정에 들어간다.

남은 지시를 따르고 순서를 결정하는 일

《톤 글로》 인터뷰에서 앰스테드는 하트가 네스미스에게 남긴 작업 목록을 설명한다. 특정 곡의 관악기 연주자와 어린이들의 노래 등 추가할 요소가 적혀 있었고, 네스미스가 이를 실행했다는 것이다. 앰스테드도 만돌린과 탬버린, 일부 코러스를 더했다고 말했다. 옛 녹음 위에 후속 작업이 들어갔다는 공식 크레디트의 시간표가 여기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더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더하지는 않았다. 같은 인터뷰에서 네스미스는 〈Garden of Light〉에 기존 믹스에서 쓰이지 않은 녹음이 더 있었지만 도스의 선택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파일을 발견했다는 사실만으로 전부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선 제작자가 이미 골라 놓은 부분을 확인하는 일도 완성을 맡은 사람의 판단에 포함됐다.

수록 순서는 앰스테드가 마련하고 다른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그는 긴 사이키델릭 구간의 배치처럼 일찍부터 정해진 방향이 있는 한편, 첫 곡을 〈Begin Now!〉로 정하는 일은 뒤늦게 이뤄졌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보존한 구상과 마지막에 내린 결정이 한 앨범 안에 공존한다. 앞선 구상을 존중하는 일과 끝낼 책임이 동시에 주어진 셈이다.

올리비아 트레머 컨트롤 새 앨범의 공식 크레디트는 도스, 하트, 앰스테드, 네스미스를 프로듀서로 기록한다. 공동제작에는 론 콰스먼이, 앞서 공개된 두 곡의 공동제작에는 슈나이더가 이름을 올렸다. 이 목록은 모두가 같은 날 같은 방에서 작업했다는 뜻으로 읽기보다, 서로 다른 시기의 기여가 완성본에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살피는 출발점이 된다.

출처 및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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