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축구는 왜 더 이상 약체가 아닐까? 첫 월드컵 이후 달라진 전력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이겼다.
10월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하면서 경기 직후 ‘한국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축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이날 공식 경기 결과를 대한민국 2-0 우즈베키스탄으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결과만 보고 우즈베키스탄을 과거의 아시아 약체로 생각하면 최근 흐름을 놓치게 된다.
우즈베키스탄은 불과 몇 년 사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 첫 올림픽 남자축구 출전, 연령별 아시안컵 우승, 유럽 빅리그 선수 배출을 연달아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를 비롯한 새로운 세대가 있다.
결국 사상 첫 월드컵까지 갔다
가장 큰 변화는 2026 FIFA 월드컵 진출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독립 이후 여러 차례 월드컵 예선 막판에서 좌절했지만 2025년 마침내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6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이란에 이어 조 2위로 본선행을 확정했고, UAE와 카타르를 앞섰다.
FIFA 기록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의 월드컵 출전 횟수는 2026년 대회가 첫 번째로 남아 있다.
오랫동안 “월드컵 문턱에서 매번 떨어지는 팀”이었던 우즈베키스탄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안정적으로 본선권을 확보할 정도로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에서는 3전 전패였다
그렇다고 우즈베키스탄을 곧바로 세계적인 강팀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첫 월드컵 본선에서는 냉혹한 현실도 확인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1-3으로 패했고, 포르투갈에는 0-5, 콩고민주공화국에는 1-3으로 졌다. 결국 승점 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세계 강호’보다 아시아에서 더 이상 쉽게 상대할 수 없는 팀으로 올라오는 과정에 가깝다.
월드컵 진출은 성장의 결과였고, 본선 3패는 아직 세계 최고 수준과의 격차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변화는 성인 대표팀보다 유소년에서 먼저 시작됐다
우즈베키스탄 축구의 최근 상승세를 이해하려면 성인 대표팀보다 연령별 대표팀을 보는 게 더 빠르다.
2023년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에서 열린 AFC U-20 아시안컵에서 이라크를 1-0으로 꺾고 사상 처음 U-20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당시 대회 MVP는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예프였다.
이미 U-17과 U-23 아시안컵 우승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이 우승으로 우즈베키스탄은 U-17·U-20·U-23 세 연령대에서 모두 아시아 정상에 오른 국가 중 하나가 됐다.
2025년에는 U-17 아시안컵에서도 다시 우승했다.
결승에서 전반에 두 명이 퇴장당해 9명이 뛰는 상황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고 통산 두 번째 U-17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2026년 대회에서도 U-17 대표팀은 한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4강까지 올라갔다.
한 세대의 우연한 재능이 아니라 여러 연령대에서 계속 경쟁력 있는 선수가 나오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올림픽 본선도 처음 나갔다
U-23 세대에서도 결과가 이어졌다.
우즈베키스탄은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 결승까지 올라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 과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파리올림픽 출전은 단순한 대회 한 번의 성과 이상의 의미가 있다.
U-20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U-23, 올림픽 대표팀을 거쳐 성인대표팀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실제 결과로 이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후사노프와 파이줄라예프 역시 이 흐름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상징적인 선수는 맨시티의 후사노프
현재 우즈베키스탄 축구의 변화를 가장 쉽게 보여주는 선수는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다.
2004년생 중앙수비수 후사노프는 자국 분요드코르 유스에서 성장한 뒤 벨라루스의 에네르게틱-BGU, 프랑스 랑스를 거쳐 2025년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했다. 맨체스터 시티 공식 소개는 그를 유럽에서 주목받는 수비 유망주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2025-26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37경기에 출전했고, 최근에는 구단과 새 계약까지 체결했다.
2026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후사노프는 핵심 수비수였다.
FIFA 공식 명단에는 맨체스터 시티 소속 후사노프가 우즈베키스탄의 2번 수비수로 등록돼 있다.
과거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 주로 자국 리그와 러시아·중앙아시아권 선수로 구성됐다면,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에서 뛰는 선수가 수비의 중심에 서기 시작한 것이다.
후사노프 혼자만의 변화도 아니다
공격에는 대표팀 주장 엘도르 쇼무로도프, 2선에는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예프 같은 유럽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FIFA 역시 2026 월드컵 우즈베키스탄의 핵심 선수로 후사노프, 파이줄라예프, 쇼무로도프를 별도로 꼽았다.
쇼무로도프는 FIFA 인터뷰에서 과거보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유럽 각지로 진출하고 있으며, 국내 인프라와 어린 선수들을 위한 기회 역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해외 진출은 단순히 몇 명의 스타 탄생에 그치지 않는다.
상위 유럽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가 대표팀에 돌아오고, 그 성공 사례가 다시 어린 선수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순환이 만들어진다.

유소년 시스템도 AFC 최고 수준 평가를 받았다
AFC 역시 우즈베키스탄의 유소년 시스템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는 AFC의 Elite Youth Scheme에서 최고 단계인 3-Star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AFC는 이 자격을 갱신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과 연령별 대표팀 성과를 직접 언급했다.
즉 최근 결과는 성인대표팀 감독 한 명이나 특정 세대의 성적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수 육성 시스템을 장기간 정비한 결과로 보는 편이 더 가깝다.
한국이 이겼는데 왜 우즈베키스탄이 강해졌다고 하나
10월 6일 맞대결만 보면 한국이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의 수준을 단일 친선경기 결과 하나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2026 월드컵 본선에서는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세계 정상급 팀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월드컵 예선에서 UAE와 카타르를 제치고 본선에 진출했고, U-17·U-20·U-23에서 지속적으로 아시아 상위권 성적을 내며, 선수들이 유럽 상위리그로 진출하는 흐름은 과거와 분명 다르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이 한국보다 강하다”는 말과 “우즈베키스탄은 더 이상 아시아의 쉬운 상대가 아니다”라는 말은 구분해야 한다.
현재 기록이 뒷받침하는 쪽은 후자다.
앞으로 더 무서운 이유는 지금 선수들이 아직 젊다는 것
후사노프는 2004년생이다.
2023 U-20 아시안컵 MVP였던 파이줄라예프 역시 이 젊은 세대의 중심이다.
그 아래 연령대에서는 2025 U-17 아시안컵 우승 세대까지 올라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상승세가 흥미로운 이유는 첫 월드컵 진출이 한 시대의 마지막 성과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지금 대표팀 아래에서도 국제대회를 경험한 세대가 계속 쌓이고 있다.
한국이 10월 6일 경기에서는 2-0으로 이겼지만, 앞으로 아시아 예선이나 아시안컵에서 만나는 우즈베키스탄은 과거와 같은 의미의 ‘복병’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첫 월드컵 진출은 변화의 시작을 알린 결과였고, 후사노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세대가 동시에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 지금 우즈베키스탄 축구에서 봐야 할 변화다.
출처 및 참고자료
대한축구협회 — 대한민국 2-0 우즈베키스탄 공식 경기 결과
KFA 공식 경기 결과 확인하기
FIFA — Uzbekistan at the FIFA World Cup: Team profile and history
우즈베키스탄의 첫 월드컵 진출 과정과 주요 선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FIFA 우즈베키스탄 월드컵 공식 프로필
FIFA — 2026 월드컵 경기 결과
콜롬비아·포르투갈·콩고민주공화국과의 조별리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FIFA 2026 월드컵 전체 경기 결과
AFC — AFC U20 Asian Cup Uzbekistan 2023
우즈베키스탄의 사상 첫 U-20 아시안컵 우승과 연령별 대표팀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AFC U-20 아시안컵 공식 기록
AFC — Uzbekistan, AFC Elite Youth Scheme 3-Star
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체계 관련 공식 자료다.
AFC 공식 유소년 육성 평가 보기
Manchester City — Abdukodir Khusanov
후사노프의 구단 경력과 최근 맨체스터 시티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 후사노프 공식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