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점수는 왜 15·30·40일까? 45가 사라진 미스터리

테니스에서는 한 포인트를 따면 15, 다음은 30, 그다음은 40이라고 부른다. 15씩 올라가던 숫자가 왜 갑자기 45를 건너뛸까? 오래된 문헌에 45가 등장한다는 설명은 있지만, 처음 15씩 세기 시작한 이유와 40이 정착한 단 하나의 원인은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의 경기를 이해하는 데는 분명한 출발점이 있다. 15·30·40은 더해서 계산할 점수가 아니라 포인트 수에 붙인 이름이다. 그리고 그 이름만으로는 게임을 끝내는 조건까지 알 수 없다. 이를 확인하기 좋은 비교가 30–30과 듀스, 그리고 어드밴티지가 없는 ‘노애드’ 게임이다.
오래된 45가 있었다는 것과 바뀐 이유는 다르다
《타임》의 테니스 역사 취재는 오래된 문학·대화문에 45가 나타난다고 소개한다. 길마이스터의 연구를 인용해, 학생들이 45를 40으로 줄여 말하고 교사가 바로잡는 사례도 전한다. 그러나 발음을 줄인 용례가 있다는 것과 그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40으로 굳어졌다는 것은 다른 주장이다. 시계판으로 15씩 셌다는 유명한 설명 역시 확정된 기원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TIME의 역사 취재
근대 테니스에 이 호칭이 자리 잡는 과정도 ‘1877년 윔블던이 발명했다’고 요약할 수 없다. ITF의 역사 해설은 1876년 MCC가 기존의 15포인트 선취 방식을 듀스·어드밴티지가 있는 리얼 테니스 방식으로 바꿨다고 설명한다. 윔블던의 공식 편찬물은 1877년 대회 규칙을 소개하면서 15·30·40과 듀스·어드밴티지 채택을 서술한다. ITF 역사 해설, 윔블던 편찬물, 인쇄 19쪽
둘 다 후대의 회고 자료다. 이를 당시 원 규정의 조문 대조처럼 취급하거나, 어느 기관이 언제 모든 점수 규칙을 처음 완성했는지 단정하는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여기서 확실하게 구별할 것은 숫자 호칭의 계승과 경기 종료 조건의 채택이다. 둘은 한 가지 결정이 아니다.
40–30은 10점 차가 아니다
ITF 2026 규칙 제5조에서 표준 게임은 첫 포인트를 15, 두 번째를 30, 세 번째를 40으로 부른다. 기본적으로 네 포인트 이상을 얻고 상대보다 두 포인트 이상 앞서야 게임을 이긴다. 양쪽이 세 포인트씩 얻으면 듀스가 되고, 거기서 연속 두 포인트를 따야 끝난다. 호출할 때는 서버의 점수가 먼저다. ITF 2026 규칙, 인쇄 5쪽
따라서 30–15는 실제 포인트 수로 2–1이고, 40–30은 3–2다. 점수판 숫자의 차이는 각각 15와 10이지만, 어느 쪽도 실제로는 한 포인트 차다. 표시된 숫자를 빼서 우세의 크기를 계산할 수 없는 이유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뜻밖의 비교도 가능하다. 표준 게임에서 30–30과 듀스는 공식 호칭도, 이미 치른 포인트 수도 다르다. 하지만 ‘지금부터 누가 어떤 순서로 득점하면 언제 게임이 끝나는가’라는 질문에는 같은 답을 준다.
30–30과 듀스를 같은 득점 순서로 풀어보기
A와 B가 있다고 하자. 아래 순서는 실제 경기 기록이 아니라 규칙을 비교하기 위해 정한 가상의 후속 득점열이다. A는 A가 한 포인트를 따는 경우, B는 B가 따는 경우를 뜻한다. 게임이 끝나면 그 뒤의 문자는 더 적용하지 않는다.
먼저 A가 두 번 연속 따는 ‘AA’다. 30–30에서 출발하면 40–30을 거쳐 A가 게임을 이긴다. 듀스에서 출발하면 A의 어드밴티지를 거쳐 A가 게임을 이긴다. 두 경우 모두 앞으로 두 포인트 뒤에 끝난다.
다음은 ‘ABAA’다. 30–30에서 A와 B가 하나씩 나눠 가지면 듀스가 된다. 처음부터 듀스였어도 A의 어드밴티지 다음에 B가 따면 다시 듀스다. 이후 A가 두 번 연속 따므로 두 경우 모두 네 번째 후속 포인트에서 A가 이긴다.
반대로 ‘ABAB’처럼 두 포인트씩 계속 나눠 가지면, 두 출발점 모두 네 포인트 뒤에도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 듀스 상태로 돌아와 또 두 포인트 차를 기다린다.
이 관계는 세 가지 예에만 우연히 맞는 것이 아니다. 두 동점 상태에서 다음 두 포인트를 한쪽이 모두 가져가면 그쪽이 이기고, 나눠 가지면 다시 같은 종류의 동점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이후 득점열이 아무리 길어져도 승자와 종료 시점이 일치한다. 가능한 12포인트 후속 득점열 4,096개를 모두 열거해 계산해도 불일치는 없었다. 이는 경기 관찰이나 승률 추정이 아니라 규칙의 상태 변화를 확인한 계산이다.
그렇다고 심판이 30–30을 듀스라고 불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공식 호출은 여전히 다르고, 그때까지 소비한 시간과 체력도 같지 않다. 여기서 같은 것은 오직 동일한 후속 득점열을 적용했을 때의 게임 결과다. 경기 상황 전체가 같다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같은 40–40인데 다음 한 포인트로 끝나는 게임
이제 ITF 규칙의 부록 VI에 있는 노애드 방식으로 바꿔보자. 이 방식도 러브·15·30·40을 사용하지만, 듀스에서는 결정 포인트 하나로 게임이 끝난다. 앞에서 같았던 30–30과 듀스의 관계가 여기서는 깨진다. ITF 2026 규칙, 인쇄 26쪽
차이를 가장 짧게 드러내는 득점 순서는 ‘BAA’다. 노애드의 30–30에서 시작하면 B가 먼저 따서 30–40, A가 다음을 따서 듀스가 된다. 마지막 결정 포인트를 A가 따므로 A의 승리다. 그런데 같은 순서를 노애드의 듀스에서 시작하면 첫 번째 B의 득점과 동시에 B가 이긴다. 뒤의 AA는 그 게임에서 발생할 기회조차 없다.
똑같은 문자 순서를 넣었는데 승자까지 달라진다. 숫자 호칭이 같더라도 게임이 언제 종료되는지에 따라 이후 사건을 읽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표준 게임에서 가능했던 ‘30–30과 듀스는 앞으로 같은 상태’라는 설명을 노애드에 그대로 옮길 수 없다.
또한 노애드의 결정 포인트에는 리시버가 서브를 받을 코트의 오른쪽·왼쪽을 고르는 절차가 있고, 복식에는 별도 조건이 붙는다. 앞의 계산은 이미 정해진 A·B의 득점 순서를 비교한 것이지, 그런 선택이 승률에 미치는 영향까지 계산한 것은 아니다.
점수판에서 숫자 다음에 확인할 것
테니스 점수판을 읽을 때는 먼저 15·30·40을 한 포인트·두 포인트·세 포인트로 바꾸어 생각하면 된다. 그다음에는 그 경기의 종료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듀스 이후 두 포인트 차가 필요한지, 아니면 노애드의 결정 포인트를 치르는지에 따라 ‘다음 한 포인트’의 의미가 달라진다.
타이브레이크가 1·2·3처럼 평범한 정수를 쓰더라도 별도의 목표와 종료 조건을 갖는 이유도 같다. 숫자를 직관적으로 바꾸는 것과 승부의 구조를 바꾸는 것은 별개다. 일반적인 7포인트 타이브레이크 역시 7에 도달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두 포인트 차가 필요하다.
45가 왜 40이 됐는지에 관한 기원은 여전히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40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테니스의 낯선 숫자는 승부를 계산하는 산술값이 아니라 상태를 부르는 말이다. 오래된 호칭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숫자에 숨은 의도를 상상하기보다, 다음 포인트가 경기 상태를 어떻게 바꾸는지 따라가 보는 것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 ITF, Rules of Tennis 2026, Rule 5와 Appendix VI.
- ITF, History of tennis, 2021년 11월 16일.
- 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The Wimbledon Compendium 2021, 인쇄 19쪽.
- TIME, Why Is Tennis Scored So Weirdly?, 옛 점수 호칭과 기원설을 다룬 역사 취재.
함께 읽어보기: 테니스공은 왜 형광 노란색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