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은 왜 실제로 46점일까?

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은 처음 계획한 36개 도안에 10개가 추가돼 46개가 됐다. 하지만 이것은 종이 46장만 만들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판목에서 여러 장을 찍어낼 수 있는 목판화에서는 ‘어떤 장면인가’와 ‘어느 종이인가’가 다른 질문이다. 유명한 《가나가와 앞바다의 큰 파도》에도 여러 인쇄본이 있다.
2026년 10월 20일부터 이듬해 1월 17일까지 열리는 덜위치 픽처 갤러리 전시는 이우치 컬렉션의 연작을 소개한다. 미술관의 연작 확장 설명은 숫자의 수수께끼에 답하지만, 다른 미술관에서 본 큰 파도가 이번에 볼 종이와 같은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이 차이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본 두 장에서 살폈다. 두 장을 런던 전시 출품작으로 소개하는 비교는 아니다.
제목보다 소장번호를 먼저 적는 이유
비교 대상은 메트의 JP1847과 JP2569다. 두 기록 모두 호쿠사이, 약 1830~1832년, 종이에 먹과 색을 찍은 목판화로 분류한다. JP1847의 크기는 25.7×37.9cm, JP2569는 25.4×38.1cm다. 비슷한 크기와 같은 제목을 공유해도 서로 다른 소장 이력을 가진 개별 물건이다.
메트가 제공하는 두 정면 이미지를 각각 열어 왼쪽 제목 상자, 중앙 후지산 주변의 하늘, 하단 배의 몸체를 같은 순서로 비교했다. 두 이미지 파일을 화면에 맞추어 보는 작업이며, 종이를 나란히 놓고 조명이나 색을 보정한 실물 조사는 아니다. 따라서 화면에서 보이는 차이와 그 차이를 만든 원인을 나누어 기록했다.
배의 따뜻한 색은 다르게 보이지만 장면은 유지된다
JP1847 이미지에서는 하단 배의 안쪽을 따라 분홍빛에 가까운 따뜻한 띠가 눈에 들어온다. JP2569의 대응 부위는 더 옅은 황갈색 계열로 보인다. 파란 파도와 대비되는 이 색의 차이는 배가 차지하는 위치와 형태를 바꾸지는 않는다. 같은 도안의 어느 부분에서 시선이 잠시 멈추는지 달라 보이게 한다.
화면의 위쪽은 또 다른 비교 지점이다. JP2569에는 종이의 바깥 가장자리와 그림 영역 사이의 밝은 여백이 테두리처럼 이어진다. JP1847의 공개 이미지에서는 그림이 화면 가장자리에 더 가깝다. 이것을 호쿠사이가 구도를 바꾼 증거로 바로 읽을 수는 없다. 종이의 재단 상태, 촬영 범위, 파일의 크롭을 확인해야 하는 차이이기 때문이다.
후지산 주변의 회색 하늘과 파도 사이의 밝은 구름 형태는 두 장에서 대응한다. 그 주변의 바탕은 서로 다른 밝기와 얼룩의 인상을 준다. 그러나 한 이미지가 더 노랗다는 이유만으로 더 오래됐다고 할 수 없다. 촬영 조명과 보정, 종이 상태, 보관 이력이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번 비교에서는 이 변수를 통제하지 않았다.
| 같은 위치에서 확인한 항목 |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 | 이미지 두 장만으로 확정할 수 없는 것 |
|---|---|---|
| 하단 배의 내부 | 따뜻한 색의 농도·색조가 달라 보임 | 사용 안료와 변색 원인 |
| 그림 바깥 가장자리 | 공개 이미지에 남은 여백이 다름 | 판목 도안 변경 또는 재단의 정확한 시점 |
| 제목 상자와 파도 윤곽 | 대응하는 가는 선을 찾을 수 있음 | 모든 틈의 원인과 인쇄 순서 |
다르게 보이는 두 장이 같은 단계로 분류될 수 있다
색의 인상으로 순서를 정하려 할 때 중요한 반례가 있다. 영국박물관의 클라라 코렌베르크가 작성한 《큰 파도의 제작과 변화》 연구는 표 6에서 JP1847과 JP2569를 모두 같은 첫 번째 상태로 분류한다. 두 장의 색이 화면에서 달라 보인다는 사실과 연구가 판목의 변화를 기준으로 묶은 단계가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분류 기준 자체가 다르다.
이 연구에서 상태는 제목 상자와 특정 윤곽선의 끊김, 판목의 변경 같은 물리적 흔적을 대조해 나눈 것이다. 같은 상태에 속한다는 사실이 같은 날 인쇄됐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두 이미지의 색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서로 다른 상태라고 할 수도 없다. 작품의 인상을 구분하는 질문과 제작 과정의 단계를 나누는 질문을 섞지 않아야 한다.
또한 선의 작은 틈이 보일 때마다 ‘판목이 닳았다’고 진단할 수는 없다. 연구는 일부 끊김이 인쇄본들에서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검토한다. 잉크가 충분히 묻지 않았거나 후대에 보완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화면의 작은 흰 틈을 찾는 일은 관찰의 시작이며, 그것을 연대의 증거로 채택하는 일은 별도 검증이다.
메트가 JP1847을 매우 이른 인쇄본 중 하나로 추정하는 설명도 해당 기관의 판단으로 읽어야 한다. 그 판단을 가져와 JP2569보다 반드시 먼저 찍었다고 순서를 새로 만들지는 않았다. 기관의 넓은 제작 시기, 연구의 판목 상태, 두 장 사이의 정확한 시간 순서는 서로 다른 수준의 정보다.
46이라는 숫자 다음에 남는 질문
연작의 도안 수를 알면 목록을 셀 수 있다. 개별 인쇄본을 식별하면 같은 장면이 어떻게 다른 물건으로 남았는지 질문할 수 있다. 제목과 구도가 같아도 배의 색, 종이의 가장자리, 가는 선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생긴다. 유명한 그림을 알아보는 능력과 눈앞의 판화 한 장을 읽는 능력은 여기서 갈라진다.
전시의 큰 파도를 다른 미술관의 이미지와 비교한다면 먼저 소장처와 개별 번호를 기록하는 편이 좋다. 다르게 보이는 부분을 찾은 다음, 그것이 인쇄·보존·촬영 중 어디에서 생겼는지 구분해야 한다. ‘36이 왜 46인가’의 답은 짧지만, 그 46개 장면이 매번 똑같은 이미지로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판화를 보는 방식을 더 구체적으로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