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클레르 ‘Re/Icons’ 2026 공개…K2 원정복부터 1980년대 패딩까지 4개 아카이브 부활
몽클레르가 74년 아카이브에서 네 개의 패딩을 한꺼번에 다시 꺼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1954년 K2 정상 등정에 사용됐고, 가장 최근 모델은 지금의 ‘Maya’로 이어졌다.

Moncler가 2026 가을 ‘Re/Icons’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시즌의 중심은 Karakorum, Verone, Himalaya, Tibb 네 모델이다. 각각 다른 시대를 대표하는 아카이브 디자인을 새로운 소재와 비율, 디테일로 다시 만들었다. 여기에 처음으로 윈드브레이커, 티셔츠, 팬츠, 스커트와 액세서리까지 추가하면서 Re/Icons를 재킷 중심 프로젝트에서 하나의 레디투웨어 컬렉션으로 확장했다.
Re/Icons는 단순한 ‘복각 라인’이 아니다
Moncler는 Re/Icons를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설명한다.
아카이브 제품의 외형을 그대로 재생산하기보다 각 시대를 대표했던 모델을 다시 고른 뒤 소재와 비율, 기능을 현재에 맞게 바꾸는 방식이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2022년에는 브랜드 70주년을 맞아 Maya가 중심에 섰고, 2023년에는 1954년 Karakorum이 다시 등장했다. Moncler Italy
2026년에는 이 방식을 한 모델이 아니라 네 모델에 동시에 적용한다.
그 결과 컬렉션 자체가 몽클레르 다운 재킷의 역사 순서처럼 보인다.
Karakorum — 1954년 K2 정상까지 올라갔던 재킷
네 모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Karakorum이다.
Moncler는 1952년 프랑스 알프스의 Monestier-de-Clermont에서 출발했다. 초기에는 산악 노동자와 탐험가를 위한 장비를 만들었고, 1954년 이탈리아 K2 원정대가 세계 두 번째로 높은 K2 정상에 처음 오를 때 Moncler의 다운 장비가 사용됐다. Moncler
Karakorum은 바로 이 원정과 연결된 모델이다.
Achille Compagnoni와 Lino Lacedelli가 정상에 올랐던 1954년 원정 당시 착용된 재킷을 바탕으로 하며, 이후 Moncler가 자신의 산악 유산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아카이브 가운데 하나가 됐다. Moncler Italy
2026 Re/Icons에서는 이 실루엣을 현대적인 10데니어 마이크로 립스톱으로 다시 만든다. 형태의 출발점은 1954년에 두되 당시와 같은 소재를 그대로 사용하는 복제품은 아닌 셈이다.
Karakorum은 이미 한 번 Re/Icons의 주인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Karakorum이 2026년에 처음 복원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23년 Re/Icons에서도 이 재킷은 세 가지 방향으로 재해석됐다.
하나는 1954년 K2 원정 물자를 담았던 나무 상자의 색과 표기를 가져온 Cotton 버전, 두 번째는 1980년대 밀라노 Paninari 문화의 밝고 광택 있는 패딩에서 착안한 Ripstop 버전, 세 번째는 미래 지향적인 Tech Jersey 버전이었다. Moncler Italy
즉 Moncler에게 Karakorum은 단순히 한 번 복각하고 끝나는 빈티지 제품이 아니다.
브랜드의 시작을 계속 새로운 소재로 번역하는 일종의 기준점에 가깝다.

Verone — 산에서 도시로 이동한 1980년대의 몽클레르
Karakorum이 산을 상징한다면 Verone은 Moncler가 도시 문화로 이동한 시기를 보여준다.
1980년대 밀라노에서는 ‘Paninari’라고 불린 청년 문화가 등장했다. 미국식 프레피와 스포츠웨어, 고가의 브랜드를 섞어 입던 이들에게 컬러풀한 Moncler 다운 재킷은 대표적인 스타일 코드 중 하나가 됐다.
2026 Re/Icons의 Verone은 이 시기와 연결된 스타일을 다시 가져온다.
Moncler는 이전 Re/Icons에서도 Verone을 긴 다운 코트로 확장하면서 탈착 가능한 더블 칼라와 소매를 적용해 베스트로도 착용할 수 있도록 만든 바 있다. Moncler Italy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패딩의 역할이다.
1950년대 Karakorum에서 다운은 극한의 추위를 견디기 위한 장비였다면, 1980년대에 이르러 같은 소재가 도시에서 자신의 취향과 소비 문화를 보여주는 옷이 됐다.
Tibb — 1980년대 패딩을 ‘소매 없이’ 남긴 모델
Tibb는 네 모델 가운데 형태가 가장 간결하다.
다운 재킷에서 소매를 없앤 베스트 형태이며, Moncler 공식 제품 설명에서도 1980년대의 상징적인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은 아카이브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Moncler Italy
현재도 Tibb라는 이름은 Moncler의 정규 제품군에 남아 있다.
한국 공식 사이트에서도 Tibb Down Gilet이 판매되고 있으며, 나일론 라케 또는 경량 Longue Saison 소재를 사용한 여러 버전을 확인할 수 있다. Moncler Italy
즉 2026 Re/Icons의 네 모델이 모두 박물관에서만 꺼낸 ‘사라진 옷’인 것은 아니다.
Tibb처럼 과거의 디자인 언어가 현재 상품에도 계속 살아 있는 경우도 있다.
Himalaya — 2009년에 등장해 결국 ‘Maya’로 이어졌다
네 번째는 Himalaya다.
이 모델은 앞의 세 재킷보다 훨씬 최근인 2009년에 등장했다. 하지만 Moncler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는 특히 중요한 모델이다.
2026 Re/Icons 자료에 따르면 Himalaya는 이후 변화하면서 현재 브랜드의 가장 대표적인 다운 재킷 가운데 하나인 Moncler Maya로 이어졌다.
그래서 Himalaya의 복귀는 단순한 2000년대 복고가 아니다.
현재 매장에 있는 Maya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거꾸로 보여주는 모델에 가깝다.
현재 한국 Moncler 공식 Icons 컬렉션에서도 Maya와 Tibb는 브랜드의 대표적인 상시 아이콘으로 함께 분류돼 있다. Moncler Italy
네 모델을 순서대로 보면 몽클레르의 역사가 보인다
Karakorum, Verone, Tibb, Himalaya는 서로 비슷한 패딩 네 개를 고른 것이 아니다.
Karakorum은 1950년대 고산 원정과 연결된다.
Verone과 Tibb는 1980년대 Moncler가 산악 장비에서 도시 패션으로 이동하던 시기를 보여준다.
Himalaya는 2009년에 등장해 현재의 Maya로 이어진다.
이렇게 놓으면 Re/Icons라는 이름의 의미도 더 분명해진다.
Moncler가 자신의 역사에서 유명한 제품을 단순히 다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디자인이 다음 시대의 Moncler를 만들었는지 연결 관계를 보여주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번 Re/Icons가 이전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패딩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2026 컬렉션에서 가장 큰 변화는 네 개의 재킷 자체만이 아니다.
Re/Icons가 처음으로 아우터웨어 밖까지 확장된다.
이번에는 윈드브레이커, 티셔츠, 팬츠, 스커트, 액세서리 등이 함께 구성돼 하나의 전체적인 옷장 형태를 만든다.
기존 Re/Icons가 “올해 어떤 역사적인 다운 재킷을 다시 만들 것인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그 재킷의 디자인 언어를 다른 옷에까지 옮긴다.
Moncler에게 아카이브가 더 이상 패딩 한 벌의 복각 자료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몽클레르는 원래 패딩 회사로 시작하지 않았다
브랜드의 기원을 보면 이 아카이브 집착이 왜 중요한지도 이해하기 쉽다.
Moncler는 1952년 처음부터 패션용 다운 재킷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 알프스에서 텐트와 침낭 등 산악 장비를 만들었고, 이후 등반가 Lionel Terray와의 관계를 통해 다운 의류 개발로 영역을 넓혔다. 1954년 K2 원정이 브랜드의 산악복 역사를 결정적으로 만들었다. Moncler 공식 아카이브
1968년에는 프랑스 알파인 스키 대표팀을 위한 의류를 제작했고, 이후 산에서 사용하던 패딩이 일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기술 소재와 밝은 색의 스키웨어가 대중화됐고, 1980년대에는 Paninari를 통해 아예 도시 청년 문화의 일부가 됐다. Moncler Italy
2026 Re/Icons의 네 모델은 이 이동 과정을 각각 다른 지점에서 보여준다.
74년 아카이브를 다시 꺼내는 이유
현재 Moncler의 Executive Chairman인 Remo Ruffini는 이번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미래를 향해 움직이더라도 브랜드의 뿌리와 단절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말은 Re/Icons가 왜 매년 반복되는지 설명한다.
많은 패션 브랜드가 과거 히트 제품을 다시 출시하지만 Moncler의 경우 아카이브 자체가 지금의 브랜드 정체성과 직접 연결돼 있다.
산악 장비 → 스키웨어 → 1980년대 스트리트 문화 → 럭셔리 패션이라는 이동 과정에서 같은 ‘다운’이라는 소재가 계속 다른 역할을 맡았다.
이번에는 그 시간을 Karakorum, Verone, Tibb, Himalaya 네 벌로 압축한 셈이다.
10월 8일 파리 선출시, 15일부터 글로벌 판매
출시 일정도 단계별로 진행된다.
컬렉션은 10월 5일과 6일 파리 샹젤리제 Moncler 플래그십 내부의 새 공간 Il Rifugio에서 먼저 공개된다.
이후 10월 8일 파리에서 선출시되며 도쿄 이세탄 팝업이 이어진다. 뉴욕 Fifth Avenue 플래그십에서는 10월 14일 선출시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 정식 출시는 10월 15일이다.
이날부터 일부 Moncler 매장과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컬렉션이 판매될 예정이다.
현재 조사 시점에는 2026 Re/Icons 전체 한국 판매 품목과 국내 가격이 Moncler Korea에서 일괄 확인되지 않아 임의로 가격을 기재하지 않았다.
국내 출시 시에는 Moncler 한국 공식 사이트에서 실제 판매 품목과 가격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번 컬렉션에서 진짜 되살아난 것은 패딩 네 벌보다 ‘연결 관계’다
Karakorum만 보면 1950년대 아웃도어 복각이다.
Tibb와 Verone만 보면 1980년대 패딩의 귀환이다.
Himalaya만 보면 2000년대 후반 모델의 재출시다.
하지만 네 제품을 한꺼번에 묶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954년 K2의 고산 장비가 1980년대 밀라노 거리로 내려왔고, 그 디자인이 2009년 Himalaya를 지나 지금의 Maya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2026 Re/Icons의 핵심은 74년 된 옷을 다시 파는 데 있지 않다.
한 브랜드의 가장 익숙한 물건인 ‘다운 재킷’이 74년 동안 어떻게 산악 장비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바뀌었는지를 네 개의 모델로 보여주는 컬렉션에 더 가깝다.
출처 및 참고자료
Moncler — RE/ICONS Karakorum 공식 아카이브
